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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의향기 Oct 04. 2024

# 3. 정육점에 돼지가 살아요

시장 풍경





5일마다 웅크렸던 이파리를 피어내는 변두리 시장,

적당히 소란스럽다

여기저기서 왁자지껄


정육점 사장님의 무뚝뚝한 칼질에 맞춰

삼겹살이 키로에 얼마, 목살은 지금 세일 중

스피커의 목소리는 리듬을 탄다

그 사이로 아랑곳없이

두툼한 돼지 한마리 산책 중


네가 왜 여깄어..응?

안 무섭니..응?

저 도마 위의 살점들이 안 무섭냐고


천만에.

여기는 내 놀이터야


꾸르륵 꾸르륵 소리를 내던 돼지는

가게 앞으로 나와 철퍼덕 누워버린다

나도 덩달아 쭈그리고 앉아 표정을 살핀다

자세히 보니 벌써 눈이 감겼어



꼬리를 움찔움찔,  돼지는 꿈에 빠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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