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타바 강을 건너 도심까지
" 오... 흥. 민. 쏜! "
아들에게 다가와 사진 찍기를 부탁하던 어떤 청년이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는 얘길 듣자마자 비교적 또렷하게 익숙한 이름을 외친다. 그리고는 이른바 “찰칵 세리머니”를 흉내 내며 겅중겅중 긴 다리로 주변을 도는데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렇게 석양이 내리려는 강가 어딘가에서 한동안 아이와 낯선 여행객은 스스럼없이 어울려 떠들었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자니 어쩐지 어색하고 생경한 느낌이 든다.
요 녀석, 언제 이렇게 컸지?
금요일 저녁의 이 도시는 오래되었지만 분주했다.
어딜 가나 유구하고 단단했고 거리 곳곳의 좁은 골목에마저 알록달록한 생기와 소음으로 가득했으며
시대를 가르는 구분이 무색하도록 고스란히 간직된 흔적 안에서 마냥 걸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 체코의 전설에 따르면 카를교(Karlův most)는 1357년 7월 9일 오전 5시 31분 카를 4세가 직접 건설에 쓸 돈을 다리에 놓으면서 건설이 시작됐다고 한다. 이 시간은 카를 4세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었는데, 수비학의 열혈 신봉자였던 카를 4세는 팰린드롬(거꾸로 읽어도 같은 말을 의미한다.)을 갖는 1357년 7월 9일 오전 5시 31분 (서양식으로 읽을 경우 1357 9, 7 5:31로 거꾸로 읽어도 같다.)에 착공한다는 것이 카를교에 강한 힘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카를교는 그로부터 45년 후인 1402년 완공됐다...
- 인용 : https://ko.wikipedia.org/wiki/
1980년이 저물어가던 무렵, 갑작스러운 존 레논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몇몇 청년(화가)들이 체코 주재 몰타 공화국 대사관의 벽 위에 그래피티처럼 그의 초상화를 그리고 노래 가사를 적어 넣으면서 "존 레논 벽"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는 알아보기 힘든 언어와 낙서들이 대부분이지만 한때는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는 메시지들이 오랜 시간 겹겹이 덧씌여졌었다고.
벽에 얽힌 사연을 알기 전까지 체코와 존 레논의 접점을 도무지 찾지 못했던 내 빈약한 상상력 뒤로 누군가 그의 노래 "Imagine"을 나지막이 틀어 놓았다.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for to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