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의 그림을 그려봐
오스트리아에서의 둘째 날, 전깃줄에 매달린 트램이 부지런히 오가는 거리를 지나 벨베데레 궁으로 간다.
이곳은 17세기 오스트리아의 전쟁 영웅으로 알려진 프린츠 오이겐이 비엔나 남쪽의 농지 등을 사들여 조성한 프랑스식 정원 안에 당시 바로크 건축의 절정으로 평가받던 베르사유 궁전을 모티브 삼아 지은 여름 별장이었다.
1716년과 1723년에 하궁과 상궁이 각각 완공되었으며 그의 사후(死後)인 1752년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면서부터 "벨베데레" 궁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 이탈리아어인 벨베데레(bel + vedere)는 영어의 'beautiful view' 정도로 번역된다... 고 한다. -
1776년에 이르러는 합스부르크 황궁에 있던 미술품들을 이곳으로 옮겨 일반인에게 공개하기로 했고 1차 세계대전 종식 후 공화정의 출범과 더불어 본격적인 공공 미술/박물관으로써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벨베데레 궁전 - 바로크 양식의 거장으로 알려진 폰 힐데브란트가 건축을 맡았다
베르사유 궁의, 조경사의, 제자를 불러서 만들게 했다는 정원
꼬꼬마 시절 아이는 미술학원에서 꽤 오랫동안 그림을 배우기도 했다.
그러나 한 2년쯤? 나름 흥미를 갖고 꾸준하게 다니는 듯했던 녀석이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돌아온 내 뒤를 쫄래쫄래 따라오며 말했다.
... 아빠, 미술학원 그만 갈래. 재미없어졌어
그래? 그래 그럼
이로써 다소 기괴한 화풍의 작품(?)이 담긴 몇 권의 스케치북만을 남긴 채 녀석은 조용히 붓을 꺾었다.
어차피 놀이처럼 여기며 재밌기만을 바랬으므로 망설일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그랬던 아이가 휴식기 같은 몇 개월의 시간을 잠잠히 보내고 나더니 이번에는 기타를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알려왔다. 엊그제 현관문에 붙어있던 기타 교습소의 전단지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하면서도 나는 흔쾌히 아이에게 어울릴만한 기타를 찾아 수소문했고 이윽고 녀석은 그 학원의 최연소 수강생이 되었다.
돌아보면 그랬다. 아이들은 수시로 변한다.
소나기가 예사롭던 어떤 여름의 날씨처럼.
마블 홀 천장의 벽화 / 칼로 이노첸조 카를로네, 1721
헤르베르트 라이너의 초상 / 에곤 쉴레, 1910
아테제의 시골집 / 구스타프 클림트, 1914
해바라기가 있는 정원 / 구스타프 클림트, 1906
아테제 호수의 캄머 성 III / 구스타프 클림트, 1910
프리처 리들러의 초상 / 구스파프 클림트, 1907
소냐 닙스의 초상 / 구스파프 클림트, 1898
유디트 I / 구스타프 클림트, 1901
가브리엘 (엘라) 갈리아 / 오토 프리드리히, 1910
님프(비비언)의 반신 동상 / 페르낭 크노프, 1896
키스 / 구스타프 클림트, 1908-1909
해바라기 / 구스타프 클림트, 1907
포옹 / 에곤 쉴레, 1917.
거울을 보는 누드 / 헬레네 풍커, 1908-1910
웃는 모습의 자화상 / 리하르트 게르스틀, 1908
자화상 /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 1912
파란 배경 앞의 숙녀 /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 1908
에밀 야닝스의 초상 / 막스 오펜하이머, 1932
프라하 자화상 / 헤르만스키, 1930
죽음과 소녀 / 에곤 쉴레, 1915
가족 / 에곤 쉴레, 1918
vision / 프란츠 알로이스 융니클, 1920
고백 / 프리츠 슈바르츠-발덱, 1920
최후의 인간 (Der letzte Mensch (Ecce Homo)) / 안톤 하낙, 1917-1924
그리고,
제목 없음 / 마이 썬,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