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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란이 Jul 04. 2024

정신건강의학과 입원기

#5 입원기-1, 난 도대체 왜 우울증에 걸렸을까

  입원 초기에는 병동에 있는 것이 자살하지 못하게 가둬두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여전히 우울한 상태였다.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잘 들리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었다. 실제로 옆자리 수연언니랑은 입원 후 며칠 동안 인사도 안 했다. 나는 그저 너무 답답했다. 나는 대체 왜 이렇게 우울한 것일까.


  우울증에 걸린 원인을 알아야 이걸 고칠 수 있을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우울증에 걸릴 이유가 없었다. 나는 내가 행복하려면, 화목한 가정과 경제적 안정, 그리고 일적으로 인정받는 것 총 3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올해 초에 이 세 가지를 모두 만족했다. 부모님의 사이가 좋아져 가족끼리도 사이가 좋아졌고, 많지 않은 급여지만 안정적으로 생활할 만큼 적당했으며 자취방도 넓고 쾌적해서 좋았다. 그리고 지도교수에게 일을 잘하게 되었다며 인정받았고 연구실 사람들 모두에게도 인정받았다. 그랬는데, 분명 원하던 모든 것이 이루어졌는데, 나는 왜 우울해졌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납득하지 못한 채로 답답한 마음에 우울감은 더욱 극심해져 갔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찾아왔다. 불안해질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며 숨을 쉬기 힘든 증상이 점점 심해졌고, 그렇게 결국 난 공황장애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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