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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피지 Oct 10. 2024

미국에서 집 구하기

실리콘벨리 싱글하우스 / 우리 집 / 국제이사




주재원 살이를 앞두고 가장 중요한 것. 바로 집 구하기이다. 집은 아이들의 학교와도 연관이 되어 있어서 신중하게 구해야 했다. 출국 몇 달 전부터 한동안 부동산 매물 사이트에 들어가서 미국 집을 구경했다. 내가 살 집을 알아본다기보다 렌트비가 얼마인지, 집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마음에 드는 집이 있을 때면 인테리어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행복한 상상을 했었다. (두근두근'_')




질로우로 집 찾기
실리콘벨리 렌트비가 어마 무시 하다. 보통 싱글하우스 월 렌트비가 4000불 후반대에서 5천 불 이상이었다(물론 위치, 크기에 따라 천차만별).  
한화로 월 6-700만 원 가까이 되는 렌트비가 말이 되는 거예요????????  



집 구하기는 정말로 타이밍이 중요했다. 그전에 인터넷을 통해 동네, 학교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았지만 사실 막상 집을 구하는 시점에는 거의 소용이 없었다. 내가 알아본 동네에 나의 입주 시점이 정확하게 맞는 매물이 떡하니 나올 일은 거의 없으니까 말이다.

공립초등학교 점수로 집 찾기


출국을 한 달 앞두고 남편이 먼저 미국으로 건너가 집을 구하기로 했다. 나는 학교 점수를 기준으로 좋은 학군지 근처에 나온 매물들을 찾아 리스트를 만들어 남편에게 보내고 남편은 리얼터랑 컨텍해 집을 열심히 보러 다녔다. 이 동네 저 동네를 돌아다니며 10개 이상의 집을 구경했던 것 같다. 남편은 매우 지친 듯 보였다^^.  남편은 집과 학교가 가까운 것을 선호했고, 집 구경 후 아이들이 다니게 될 학교까지 직접 걸어가 보고 동네와 학교 분위기를 파악했다. 그러고 나니 조금 후보들이 추려지기 시작했다. 다른 조건들은 다 맞는데 입주 시점이 안 맞아서 무산된 경우, 또 계약하기로 한 집 근처 학교에 자리가 없어 계약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 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여차저차 마음에 드는 집을 결정하고 여러 가지 서류를 제출 후 전자 서명을 통해 계약을 완료했다. 이 과정도 시간이 꾀 소요되었던 거 같다.




우여곡절 끝에 구한 우리 집.

별일이 없다면 우리가 4년 동안 살 집으로 당첨!

1970년대 지어진 싱글 하우스에 아이들이 다닐 초등학교, 쇼핑몰이 도보로 가능하다. 카펫바닥은 비선호했었는데, 다행히 마룻바닥에 천장에 등도 달려있다(대분의 미국집에는 천장에 등이 없어서 스탠드를 따로 이용해야 함). 또 잔디 관리를 안 해도 된다. 잔디에 물을 주고 관리하는 물값이 한 달에 몇백 불이 드는데 그걸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 물을 주지 않아 잔디가 말라서 노란 것이 단점. 하지만 비가 오는 겨울에는 잔디가 초록색으로 살아난다. 또 2주에 한번 가드너 아저씨가 오셔서 잔디관리 및 마당 청소(?)를 해주신다.

노란 앞마당 잔디(여름)
비가 와서 살아난 초록초록 잔디(겨울)








우리 가족은 함께 미국으로 넘어와 호텔에서 하루 묵고 집으로 들어왔다. 당분간 이삿짐이 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없는 집에서 살아야 했다. 다행히도 동료분이 캠핑침대를 빌려주셔서 편하게 잘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짐을 보내고 두 달을 빈집에서 매트리스 하나만 깔고 살았는데 여기서도 당분간 이 신세.. 새로운 경험이다.

캠핑침대에서 자고 계단에서 밥먹는 일상
이삿짐 들어오는 날 

이렇게 빈집에서 2주 가까이 보내고, 드디어 우리 짐이 도착했다. 하지만 모두 직접 정리해야 한다는 사실! 

정리하다가 '짐을 버리고 싶다'라고 잠시 생각했었다. 그리고 조금씩 정리된 우리 집. 

거실 부엌 화장실 

백 야드에는 매일같이 다람쥐들이 놀러 오고 밖에는 도마뱀이 기어 다닌다. 한 번은 거실에서 청소기를 밀다가 집에 들어온 도마뱀을 보고 혼자서 소리 질렀던 적이 있었다. 또 Garage에서 기어 다니는 바퀴벌레 몇 마리를 보고는 잠도 못 잤다. 바퀴벌레는 약을 사서 잘 퇴치하고, 도마뱀이랑은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아이들은 백 야드를 매우 잘 활용 중이다. 매우 창의적으로 놀이를 한다. 내가 부엌에서 저녁을 하는 동안 아이들이 앞마당과 뒷마당에서 아이들이 노는 걸 보면 행복 그 자체이다.

백야들에서 노는 아이들

이사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번갈아가며 아프기 시작해 나의 신경도 예민해졌다. 모든 것이 제대로 세팅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이 굉장히 불안하고 우울했었다. 내가 여기 와서 뭘 하고 있나? 미국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남편 한 명뿐. 그런 남편을 붙잡고 신세한탄을 많이 했다^^(네가 나 데려왔잖아...!). 그래도 잘 들어준 남편 다시 봤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사진을 보니 아이들은 행복했었구나. 나만 불안했었군.

아름다운 우리 동네 



벌써 우리 가족은 이곳에서 엄청난 추억을 쌓았다. 








참고했던 사이트 
*  Great School 
*  Zillow 
*  School Age Calulator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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