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나는 봄이 싫었다
다 행복해보이는 것도 싫다
그게 아니라 사실 나만 불행해보이는게 싫다
내가 행복했다면, 그랬다면 나도 봄을 좋아했을지도
그냥 사람들이 웃는게 싫다
봄에는 더 많이 더 오래 웃으니까 싫었다
봄이 유난히도 따뜻한 날에는 더 기분이 안 좋았다
마치 세상에 혼자있는 기분을 나는 봄에 느꼈다
꽃을 볼때 나는 죽음을 떠올렸다
이 못된 심정은 태어날때부터 열악했던
내 가정사랑 관련이 있기도 하다
그래도 그것 뿐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냥 태어날때부터 그런 심성을 타고난 것처럼
봄에 딱히 기대하는게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불행하길 바란적도 없는데
내 불행을 바라는 것처럼 봄은 항상 돌아왔다
모든 것이 돌고 도는 내 인생처럼
그래서 나는
봄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