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사 왔을 때부터 우리집 주차장에는 고양이 삼총사가 살고 있었다. 털이 엄청 복슬복슬한 길에서 흔히 보기 힘든 고양이, 갈색 고양이, 노란색 치즈냥이 이렇게 세마리다. 나중에 들어보니 예전 앞빌라에서 누군가 버리고 이사 갔다고 했다. 그 이후2층 사시는 분이 고양이들 밥을 챙겨 주기 시작하면서 우리집 주차장에 정착한 듯하다.
나는 강아지는 많이 키웠었고 현재도 키우고 있으면서도 고양이는 살면서 인연이 없어서 할퀼까봐 잘 만지지도 못한다. 집에서 내려올 때마다 냥이 삼총사를 몇 년을 마주치다 보니 이제는 안 보이면 살짝 궁금하기도 하다.
그중 이 갈색냥이는 가장 경계심이 없고 유독 박스를 좋아하는 것 같다. 박스만 있으면 자주 들어가서 자고 있다.
문득 이들을 보면서 동물들의 환경에 대한 "적응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집사라는 사람에게 버림을 받아도 새로운 외부 환경에 적응해서 버려진 박스에서도 잠을 자고 그저 현재에서 최선을 선택해 살아간다.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예전 집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하거나 그러지 않는다. 주어진 본인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현재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집 주차장 삼냥이들을 통해 삶을 배운다.
환경이 바뀌면 그 환경에서 살아가면 된다. 옆건물 냥이들이 창문가에서 밖을 쳐다보고 야옹하고 울어도 우리집 주차장 삼냥이들은 그 집안 냥이들을 부러워하거나 본인들의 옛날을 그리워하지도 않는다.그저 현재를 살아간다.
과거를 돌아볼 필요도 없고, 미래를 두려워하거나 기대하지 않고, 오늘 내 삶을 잘 살아가자. 그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