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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vs 자소설 1편

by Aroana

◆다음 중 자기소개서에서 사실이 아닌 부분을 모두 고르시오.

성장과정

- 특유의 사회성과 빠른 적응력!

중학교 때 전교회장을 했을 정도로 원만한 교우관계를 형성했습니다. 이러한 사회성을 바탕으로 무역협회에서 주관하는 G-tep 활동을 통해서는 총무와 팀원으로서 협동성과 원활한 인간관계를 다져나갔습니다. G-tep에는 총 6팀이 이루어졌는데 그 중 저희 팀이 유일하게 1년 정착률이 100%에 달해 활동이 종료되고 교수님으로부터 50만원이라는 격려금을 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팀원들의 개인주의 성향을 보완하기 위해 격주 카페모임, 월 1회 회식 등을 마련하여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그 결과 팀원들의 팀워크가 발휘되는 순간에는 자연스럽게 서로 조금 더 양보하고 적절한 타협을 거쳐 6개의 팀 중 국내외 전시회를 가장 많이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총무역할을 맡아 팀장, 본부장과 함께 전시회 및 수출상담회를 진행하는 등 조직 운영의 전반적인 업무에 보탬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조직의 적응력과 원활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입사 후 xx의 xx 업무에 적합한 인재가 되겠습니다.


▶해설

정답은 없음

① 전교회장은 했으나 한 번도 학생회의를 열어본 적 없는 불명예를 얻었다.

② 격려금은커녕, 다음 기수 G-tep 모집 홍보하느라 바빴다. 그런거 없다.

③ 그때그때 필요한 만남만 하였으며 회식은 아주 가끔 했다. 모임을 주도한 적은 한 번도 없다.

④ 총무역할을 맡지 않았고 팀에서도 그냥 일개 팀원이었다. 활동 후 개 개인일정 탓에 G-tep 모임에 소홀히 한 것은... 솔직히 인정한다.


◆ 귀하의 장단점을 양심에 맞게 솔직히 적어 보십시오.

성격의 장단점

- 뛰어난 위기대처 능력 / 지나치게 많은 생각은 장점으로 승화

3학년 2학기 창업경영론 수업을 들었을 무렵, 그 때 저는 8주 짜리 조별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당시 저희 팀에 조장이 있었지만 부득이하게 3주를 남기고 조장이 바뀌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했었습니다. 다른 조들은 이미 아이템을 확정짓고 관련 자료조사가 진행되는 반면 저희는 계속 아이템으로 방황했습니다. 아무도 나서지 않으려고 할 때 저는 일단 완성해서 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장이 되어 프로젝트의 총대를 멨습니다. 그래서 여러 아이템 중 하나를 선정하여 교수님께 확정 받고 바로 자료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조원들과 밤샘하여 겨우 마감을 칠 수 있었고 우연히 발표도 제가 하게 되어 무사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으로부터 날카로운 질문도 받았으나 끝나고 조원들로부터 수고했다는 평을 들었을 때는 그간의 고생들이 한꺼번에 씻겨 내려갔습니다.


제 단점은 생각이 많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거나 있지 않은 일을 가정해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단점을 오히려 신중하고 매사 꼼꼼한 성격으로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할 때는 하면서도 그것을 계획적으로 메모하고 정리하려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성격의 장단점


- (100명 중 99명은 갖고 있다는) 성실함과 책임감 / 말귀를 개똥으로 알아듣는 능력

앞서 위 내용의 현실은 이렇다. 수업 때 조장이란 놈이 3주를 남기고 갑자기 못하겠다고 드러눕자 죽어도 학점을 사수해야 했던 나는 그냥 일단 총대를 멨다.(국가장학금을 꼭 받아야 해서..) 초조함과 분함(내가 제일 급했기에)에 이끌려 조원들의 멱살을 잡고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아이템 회의를 했다. 어렵사리 교수님께 확정받고 마지막 PT 완성까지 조원들을 달달 볶으며 힘들게 발표를 마무리했다. 프로젝트 도중 조원들로부터 강압적이다는 소리까지 들었으나 그냥 다 무시하고 만들기에만 집중했다. 일단 나부터 살고 봐야 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책임감과 성실함이 이런 것일까?

한마디 더 하자면...

요즘은 개나 소나 성실하다고 해서 성실함이 장점으로 어필되지 않던데.. 솔직히 나는 진짜 성실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개나 소 따위하고 비교하기에는 내 성실함이 조금은 아까운 것 같다. 내가 눈치가 없어서 일을 못했으면 못했지 꾀 부리면서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냥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남에게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하는 편이다. 세상에 성실함 만큼 좋은 장점이 어디 있다고.. 우리는 성격의 장점마저 창의적으로 써야 하는 불쌍한 세대다. 책임감 역시 성실함의 일종이다. 성실하기 때문에 맡은 바 책임지는 일을 많이 한다.


솔직히 말귀를 개똥으로 알아듣는 것은 인정한다. 군대에서 부대 선임이 밥 먹으로 갈 때 '카레'를 가져오라고 했을 때 '커터 칼'을 가져간 적도 있었고(아닌가? 고의적이었나?) '뽑아 쓰는 섬유유연제'를 몰라 세탁기에 '물 티슈'를 넣어 개 쌍욕을 먹은 적도 있다. 아빠가 전기 포트에 물 좀 올리라고 할 때 포트를 가스레인지에 올려놔 참사가 일어날 뻔한 적도 있다. 그래서 나한테 일 시킬 때는 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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