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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리 Dec 15. 2023

나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②

큰 틀을 정하고(프리랜서로 일하기) 그럼 나는 뭘 해야 할까, 이제는 세부적인 것들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퇴사하기 전까지 어쩌면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나는 정말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었다. 꼭 나만 그런 것도 아니겠지만 관심있거나 흥미가 있어 보이는 게 아니라면 머리 속에 아예 들어차지도 않은 채 살아왔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를 해야겠다고 결심하다보니 보통 경력을 쌓고 난 후에 프리랜서로 전환하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나는 무경력의 신입이었고, 이마저도 어떤 걸로 해야할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동안 검색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아니 그보다도 못하게 살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발전한 사회에서 살고 있으면서 하루종일 SNS를 보고 있으면서 어떤 것을 해내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저 사람은 뭔가 특별한 게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나에게는 그런 게 없는지 왜 찾아 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뭐, 그렇다고 아무거나 할 수는 없기에 현재 내가 갖고 있는 자본 안에서 갖고 있는 준비물 만으로 하고 싶었거나 하고 싶은 일을 추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 적어놨던 목록을 천천히 다시 읽어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했다.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할 때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내 실력으로는 안 되고, 나는 재능이 없고, 이런저런 핑계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들을 적어 놓은 목록을 보면서 또 다시 내 자존감을 떨어트리고 나의 시야를 좁히고, 내가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을 스스로 막아 놓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나씩 빼고 고르다 보니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곤란한 상황이 되었다. 


나는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인데, 나이도 어리면서, 어디 얽매여있는 것도 없으면서 왜 이렇게 심심하게 살아왔던 건지 괜히 웃기기만 했다. 물론 정말 심심하게 살아온 건 아니지만.. 다른 방향에서는 심심하긴 했다. 아무튼,


하반기 동안 선택했던 목록들이 추가되고, 제외되고, 나에게 좀 더 맞는 것으로 변화되기를 수십번 반복하면서 이제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만 남게 됐다. 그리고 다가오는 내년은 시간을 버린다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택한 것들에 몰두해서 튼튼하고 흔들리지 않는 지지대를 세우는 해로 만들려고 한다.


또한,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독립을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기반이 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굳이 그러지 않기로 했다. 불완전하게 시작하는 것도 20대이기에 할 수 있는 경험이고 도전이라고 지금은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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