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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리 Jan 31. 2024

또 일본 왔습니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일본에 외할머니가 거주하고 계셔서 그런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어린시절부터 일본에 자주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신기하게 친한친구들은 다들 해외여행을 한번도 가보지 않은 친구가 더 많았어서 그 중 한명의 첫 해외여행을 나랑 같이 일본으로 가기도 했다.


그러다보니까 나는 일본 여행에 대한 환상이나 설렘이 딱히 없는 편이다. 아니, 없는 편이 아니라 없다. 오히려 북미여행, 유럽여행을 너무 가고 싶은데 지금까지 못가서 너무 슬플 뿐이다. 그런데 작년 12월에 10년 만에 다녀온 일본 가족여행 이후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 나는 또 일본이다.


외할머니는 일본에서 한식당과 민박을 함께 운영하고 계시는데 연세도 많이 드셨고, 건강도 안 좋아지셔서 결국 식당은 저번 달에 문을 닫았다. 그래서 정리도 도와드릴 겸 가져올 물건도 가져올 겸 해서 엄마와 나만 다시 외할머니댁을 방문했다.


엄마도 일하던 곳을 드디어 퇴사하게 되어서 마침 시간이 널널하니까 원래는 한달 동안 외할머니랑 지낼 생각이었는데 계속 나랑 같이 가자고 그러다가 아니면 1년동안 내가 일본에서 공부하면 엄마도 같이 있으면서 민박 도와야겠다고 그러는데 화나서 결국 소리를 질러버렸다.


우리집만 그런건 아니겠지만 외가는 제주도라 멀어서 가지 않은지 오래됐고, 친가는 같은 지역에 같은 동네에 거주하지만 할머니를 제외하고는 별로 자주 만나는 편은 아니다. 명절이나 생일은 무조건 봐야해서 내 성격에 너무 짜증날 때가 많지만.. 독립 안 한 내 탓이려니 하고 있다.


뭐, 이런저런 일이 많지만 나는 어른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그래서 그런가 외가, 친가 모두 방문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따로 지내는거면 모를까 1년 동안 외할머니랑 같이 거주해야 한다니... 어색하고 불편해서 절대 못 지낸다.


내가 안 간다고 해서 그런지 엄마도 한 달에서 2주, 그러다가 안 간다고ㅋㅋㅋㅋㅋㅋㅋ 그랬는데 아예 안 가는건 안 되겠는지 결국 이번에도 3박으로 오게 되었다. 그리고 벌써 불편해서 죽을 것 같다. 성격이 애교스러워서 먼저 말 거는 성격도 아니고, 불편한 자리에 같이 있는 것도 안 좋아하는 편인 나는 정말 사회생활에 안 맞는 것 같다. 새삼스럽게.


1년 동안 직장생활 하면서 어떻게 선배들, 상사분들과 잘 지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서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탈모 오고, 살 빠지고, 두통에 난리였었나보다. 아무튼, 이번 일본 방문은 관광이 목적이 아니라서 나 혼자 가끔 동네 산책하고 동생 필요한 물건 사줄 때 이외에는 돌아다닐 일이 없어서 이걸.. 여행이라고 해야하는지 의문이 들지만 허허, 아무튼 또 왔다.


다음에는 제발 다른 국가로 여행을... 나 혼자 한달살기 꼬옥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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