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새벽에 눈을 감고, 느즈막히 점심에 일어나서 멍하니 티비를 보다가 핸드폰을 하는 하루를 보낸다. 그럼에도 저번주보다는 한시간 일찍 잠에 들고, 한시간 일찍 눈을 뜬다. 점심을 먹고 한개라도 강의를 듣는다.
며칠동안 강의를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스스로의 한계를 정해버리고 모든 걸 시작하니까 금방 실증이 나버리고 조금만 어려워지면 '맞아, 역시 나랑 안 맞는거였어.', '이대로 완강해도 지금과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 하며 바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는거다.
당연히 못하고, 부족하고, 막막할 때인데 혼자 독학하면서 모든 걸 하려고 하다 보니까 괜히 의기소침해지고 더 작아져버려서 느리게 가고 있을 뿐인데, 멈춰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부터 발전할 수 있는 작은 구멍까지도 다 막아버리니까 새로운 것에 도전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했던 것 같다.
스스로 도전은 이번 해가 마지막이라고 기간을 정해두다보니 다시 재도전을 하게 된 이번에는 나는 멈춘 것이 아니라 느리게 가고 있는거라고 계속 달래주고 있다. 공부에 대해서 누군가는 집중이 되지 않더라도 10시간씩 앉아있으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15분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솔직히 나는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양과 질 중에서 고르는거나 마찬가지인데, 사람마다 맞는 방법이 있고 맞지 않더라도 효과가 좋은 방법이 있겠지 싶은거다. 그리고 나는 혼종이다^^... 5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딴짓만 하다가 하루를 날려버린 적도 있지만 5시간 넘게 집중하고 기분 좋게 쉰 적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집중이 잘 될 때는 거의 환경이 변화되었을 때다. 그렇다고 스터디 카페 같은 곳에 가서 하는 건 잠만 잘 오더라. 백색소음이 은은하게 깔려있고, 모든 사람이 자기 할일에 집중하는 것이 다 보이는 도서관에서 공부를 할 때 유독 잘 했던 기억이 많기 때문에 도서관을 좋아한다.
쉬는시간에는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더 사랑하기도 한다. 다만, 이사를 하면서 거리가 멀어져 가기가 귀찮아져서 발길을 끊은지 몇개월 됐다는 게 문제다. 이것도 다 핑계겠지.
일단 다음 달까지 세워 놓은 목표 달성은 집에서 하려고 한다. 모아 놓은 돈으로 카드 할부와 통신비를 납부하면서 공부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는 적은 교통비라도 아끼는 게 더 좋다는 판단 하에ㅎㅎ 그래도 이렇게 부지런했던 일상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 안도하고 있다.
이번 년도가 스스로 정한 마지노선인데 이마저도 아무런 성과없이 흐지부지 되면 어떡하지, 이대로 평생 알바만 하거나 작은 회사 아무곳이나 들어가서 적은 돈으로 평생 살면 어떡하지, 뭐 하나 제대로 결과를 내지 못하는 스스로가 한심해서 더이상 도전할 생각조차 들지 않으면 어쩌지 이런 생각들로 가득해서 초반에는 더욱 무기력했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 치열하게 살아 본 경험 하나만 있어도 어려운 일이 닥치면 '내가 그것도 했는데 고작 이거 하나 못해?!' 하며 버틴다는데 나는 아직 그렇게 버틸만한 치열한 경험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 경험을 올해 꼭 만들어서 나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만족감, 뿌듯함, 대견함 그리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