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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옹 Mar 10. 2024

책 한 구절에서 ‘사는 까닭’ 하나를 얻다

브런치북을 엮으며

나는 책을 좋아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책 읽기를 좋아한다. 아니, 읽기를 좋아해선지 책 자체도 좋다. 집 안 곳곳에 꽂혀있고 놓여있는 책들이 이쁘다. 구석 한 귀퉁이에 이리저리 쌓여있는 모양마저 이쁘다. 


읽다 보면 마음으로 들어와 박히는 구절이 있다. 아프게 할 때도 있고, 위로해 줄 때도 있으며, 기쁨을 줄 때도 있다. 가끔은 온몸에 전율을 일으키게 하거나 상처를 휘젓는 듯한 느낌으로 꽂힐 때가 있다. 그때 밑줄을 친다.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아내는 밑줄 그으며 읽는 걸 싫어하지만.


심심하게 보내던 어느 하루, 나는 책장에 있는 책 하나를 꺼내 밑줄 친 부분들만 훑어보다 떠오르는 짧은 생각 하나를 적어봤다. 은퇴로 삶이 새롭게 보이던 즈음, 구절 하나에서 삶에 관한 생각 하나를 끄집어낸 것이다. 좋았다. 들뜬 기분에 그림 하나도 그렸다. 


글 하나에 그림 하나를 짝으로 묶어 브런치에 올렸다. 그렇게 시작해 올린 글과 그림이 스물하나. 쓰고 나니 삶이 참 오묘하긴 하구나 싶었다. 회갑을 훌쩍 넘겼어도 여전히 삶이 뭔지 오리무중이었는데 구름 하나를 걷어낸 기분이다. 물론 모르는 건 매한가지다. 단지 삶의 본래 빛깔이 그런 것임을 알아챘고 인정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내가 희망하는 삶이 보였다. ‘나다운’ 삶, ‘생각하고 성찰하는’ 삶, ‘감사하는’ 삶이다. 여전히 알 길 없는 삶이지만 그런 삶을 살고픈 의지가 생겨났다. 기쁘고, 감사하고, 나누고 싶은 마음에 브런치북으로 엮었다. 원하는 삶을 찾고자 하는 독자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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