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가족 속에서 태어나고 가족 속에서 살아간다. 가족은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사회다. 그런데 가족을 생각하면 나는 공연히 슬프다. 가족이 슬픈 게 아니라 슬픈 게 가족이라는 생각을 한다.”
(장석주 지음, 「나를 살리는 글쓰기」, 중앙북스, 2018, 193쪽)
연로하신 부모님을 떠올릴 때면 슬프다. 아내의 뒷모습은 늘 애잔하다. 험난한 삶을 살아내야 할 자식들을 보면 애틋하다. 맞다. 가족에는 어찌할 수 없는 슬픔이 배어있다.
슬픔을 없앨 길은 없지만 다행히 줄일 수는 있다. 가족은 “온기이자 힘이고, 슬픈 연대(連帶)”(200쪽)여서 나눌 수 있어서다.
슬픔만 나눌 게 아니라 기쁨도 나누면 된다. 커진 기쁨으로 슬픔이 줄어들 테니. 아니다. 그저 사랑을 나누면 된다. 슬픔, 애잔함, 애틋함을 감싸 안는 사랑만 하면 된다. 비록 작가가 가족을 “슬픈 연대”라 힘주어 말했어도 나는 굳이 ‘사랑 연대’라 고집부리련다.
ⓒ 정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