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그물이 엉성한 것 같지만

by 서옹

“하늘의 도는 겨루지 않고도 훌륭히 이기는 것이고, 말하지 않고도 훌륭히 응답하고, 부르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오고, 느슨하면서도 훌륭히 꾸미는 것입니다. 하늘의 그물은 광대하여 엉성한 것 같지만 놓치는 일이 없습니다.”

(노자의 도덕경 제73장 중 일부(오강남 풀이, 「도덕경」, 현암사, 1995, 308쪽))




12‧3 계엄령 사태 이후 나는 뉴스 하나하나에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한다. 못난 기질 탓에 그렇지 않아도 불안과 걱정이 많은 나로서는 괴롭기 그지없다. 제 마음 다스리려 온갖 분석과 전망을 주야장천 해대는 내 꼬락서니가 보기 싫었던지 아내가 한마디 툭 내뱉는다.


“누구든 순리를 거스르면 어떻게든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어. 당신이 걱정하든 안 하든. 산도 아닌 집에서 혼자 쓸데없이 도 닦는 소리 그만하고, 정 화나고 답답하면 촛불집회에라도 나가보든가. 누가 서생(書生) 아니랄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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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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