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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마감 Jan 26. 2024

하고 싶어 지는 기분을 기다리는 사람들

Ch1. 시작도 안 되는 나, 대체 왜

하고 싶은 걸 할 때 추진력도 빠르고 머리도 팽팽 돌아간다

샘솟는 의욕과 뭐든 할 것 같은 기분으로 문제를 해치운다. 오래도록 달라 붙어 시간을 쓰고, 문제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머리를 쓴다. 짜릿하다. 이런 나에게 취하기도 한다. 이 카타르시스를 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하고 싶어지는 그때! 그때를 기다린다.


그런데.. 살면서 이런 날이 얼마 있었는가?

마감을 하고 싶어지는 기분 따윈 없다. 마감을 하고 난 그 상태에 대한 간절한 열망이 있을 뿐이지, 마감을 하고 싶고 막 제안서를 쓰고 싶고 너무 막 재밌고... 그런 경우는.. 그런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 이런 시리즈로 글을 쓸 생각조차 안 했을 것이다.

심지어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난 마감이 있는데 그 마감을 시작하고 싶어지는 기분이 들때를 기다리고 있다. 대체 이럴때 어떻게 해야하나?


주변 사람들을 탐문했다
기업가 C
- 기업 투자 유치 경험
- 국가R&D과제 진행 중
- 특이사항(?) : 한의원 대표원장, 매우 바쁨

Q.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을때 어떻게 하시나요?

A. 음.. (일단 공감을 잘 못하는 눈치) 하기 싫을 때가 있는데.. 

그래도 뭘 하고 있어요. 책을 읽는다거나 강의를 듣는다거나. 


외국계 회사 임원 H
- 해당 분야 경력 22년 차
- 없는 제안도 만들어서 수주함
- 특이사항 : MBTI 완전 T

Q.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을때 어떻게 하시나요?

A. 그럴 때? 뭐 그럴 때 있지. 근데 그냥 해.



아무래도 대상을 잘못 고른 것 같다.

그래서 이젠 나에게 물어봤다.


마감만 10년 째 C

- 마감이 너무 싫은 마감헤이터

- 특이사항 : 마감이 없는 일을 좋아하는 것도 아님


Q.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A. 저는 정말 아무 것도 안해요. 누워있는데 너무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며 누워있어요.

근데 진짜로 이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일이 안 되면 더 괴롭고 복잡한 문제가 생기니까 그게 더 싫으니까 그게 더 감당 안 되겠다 싶을 때! 그때 어거지로 울면서 겨우 한글자 써요. 그럼 다음 글자가 써지더라고요. 내가 알아야 쓰는게 아니고, 몰라도 일단 한글자 쓰기 시작하면 그 다음에 초점이 명확해지면서 다음 단계로 가요.



워크숍 3. 정말 하기 싫은데 시작해야 할 때 마인드 콘트롤


1) 마감 마치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나에게 경제적 자유를 주는데 도움을 줄까? 얼마나 뿌듯할까?

마감을 마치고 난 후 내가 가질 긍정적인 포인트를 구석구석 찾아본다.


2) 한 글자를 써본다.


3) 그래도 안 되면, 정말 이 마감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한다.

진짜 안 해도 당장 내가 책임지고 감당할 수 있을까?


4) 안 쓰고 책임지고 수습하는 것보다 쓰고 결과를 보는게 낫다고 판단되면,

일단 깊게 심호흡을 한다. 조금 울어도 괜찮다.


5) 파일을 켜고, 또는 해야할 작업물을 열고(여기까지 두시간) 딱 한 글자를 써본다.



안 하면 더 힘들어 지니까...

그랬구나.. 난 그랬다. 이 제안 안 따고, 이 마감 안 지키면 그럼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지고 어떻게 수습할껀가. 지금 마감 안하려고 회사 그만둘건가? 사업 안할 건가? 바다 건너 도망갈 것인가? 아니라면, 일단 한글자라도 써봐라. 나를 믿고 딱.. 딱 한단어만 써보자.

사실 마감 안하려고 회사 그만두면 그 죄책감이나 찝찝함은 또 어떻게 감당할 건가? 나 자신을 더 괴롭히기 보다는 확실히 나를 안 괴롭히는 방법으로 가자. 일단 한 단어만 써보자. 엉엉.. 울면서..

울면서라도 써야 그 시간만큼 빨리 끝난다.

마친 일은 나에게 경험을 주고, 어떤 식으로든 보상과 결과도 함께 준다.




'이제 그만 좀 미루고 싶다' 시리즈는 아래 순서로 이어집니다.

매주 월/수/금 발행됩니다.


프롤로그. 마감헤이터인지 확인하는 방법


챕터1. 시작도 안 되는 나, 대체 왜?

- 시작이 어려운 건 생각이 많기 때문?

- 내가 이 일만 있는게 아니야 

- 하고 싶어 지는 기분을 기다리는 사람들 ▷ 지금 글


챕터2. 최악의 마감방해자들

- 이건 내 일이지, 나 아니면 누가 해 ▶ 다음 글 (01/29 발행)

- 운도 없지, 왜 일이 한번에 안 되는 거야

- 완벽한 제안서를 짠하고 보여줘야지


챕터3. 첫 장을 시작하는 법

- 자료 조사 충분히 했다고 느끼는 법

- 목차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다

- 시작하려면 첫 장부터 쓰지 마라


챕터4. 마감을 향해 달리는 작성법

- 기존 제안서 활용법

- 조사한 자료 제발 그대로 쓰지 마라

- 쌀로 밥 짓는 소리 하지 마라


챕터5. 준비된 제안은 답이 정해져 있다

- 수미쌍관, 시작이 곧 끝이다

- 수준 높은 제안은 질문까지 설계한다

- 내가 평가위원이면 뽑겠는가?


에필로그. 마감을 없애는 최고의 방법


* 작성법과 관련한 더 구체적인 사례와 설명은 퍼블리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제안서 작성 전에 필요한 모든 것 : 제안요청서 분석부터 자료조사까지>

https://publy.co/content/7530?s=l818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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