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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마감 Jan 31. 2024

운도 없지, 왜 일이 한 번에 안 되는 거야

Ch2. 최악의 마감방해자들

아,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지?

일을 하다 보면 어이없는 일이 곧잘 생긴다.

내 예상대로만 됐으면 단번에 끝날 일인데, 대체 왜 한 번에 안 끝나고 자꾸 변수가 생기는가?

운도 없지, 바빠 죽겠는데 왜 자꾸 일이 한 번에 안 끝나는 거지?


사례1. 마감 전 사라진 거래처 담당자

이번 주 금요일까지 해야 하는 일이라 지난주부터 연락하고 있었다.

월요일에도 이메일 보내고, 화요일에도 이메일 보냈는데 답이 없다.

수요일에 전화했는데, 뭐? 담당자가 이번주 금요일까지 휴가라고?


사례2. 오전까지 와야 하는데 점심에나 도착한다는 증정품

오늘은 콘퍼런스 날이다. 참가자 사은품으로 오전에 나눠줄 증정품을 미리 준비했다.

증정품 수량이 만만치 않고, 대관하는 곳에 미리 갖다둘 수 없어 행사 당일 오전 트럭으로 운송받기로 했다. 행사 10일 전, 5일 전, 그리고 전날. 이미 이메일과 전화로 소통하여 당일 일정과 필요성에 대해 서로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참가자 사은품이 점심에 도착한다고?


사례1과 사례2의 차이점

실제로 두 가지 케이스 모두 곁에서 보고, 직접 겪은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 차이점이 있다. 내가 예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했느냐가 다르다.

사례1의 경우, '보통 1~2일이면 답을 주니까'하는 추측으로 거래처에 금요일까지 필요한 날짜를 공유하지 않고 본인만 알고 있었다. 당연한 것은 없다. 물론 인수인계자도 안내해주지 않고, 휴가 안내도 하지 않은 거래처 담당자가 야속하긴 하지만, 굳이 따지면 거래처 담당자는 몰랐고 그 일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담당자가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사례2의 경우는 서로 알고 있었는데도 늦게 도착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말 그대로 불상사다. 아침에 트럭 배차가 꼬여서 늦게 출발한 건데, 이건 무슨 수로 막을 수 있겠는가.


막을 수 없이 이미 터져버린 일이라면

그냥 수습하면 된다. 좀 번거롭고 복잡해져서 수고스럽게 됐지만, 출발한 트럭이 사은품을 싣고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상황을 인정하고 수를 쓰면 된다.

실제로 이때, 콘퍼런스 시작 전 사회자를 통해 오전 사은품은 점심에 입장하실 때 드린다고 양해를 구해 해결했다. 이 덕분에 점심 먹고 빠르게 착석해서 콘퍼런스 오후 일정을 차질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한 우리는, 이렇게 다른 방법으로 예상치 못한 또 다른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워크숍 5. 예측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 구분하기

모든 일을 예측하고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예측할 수 있는 일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단 한 가지의 질문을 하면 된다.


당연한 일인가?


Q. 담당자에게 말을 안 했는데 나에게 무조건 하루 내에 답장을 주는 게 당연한 일인가?

No. 담당자도 자기 일이 있고, 내 일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왜 필요한지 설명도 하고 일정도 알려줘야 내 스케줄에 맞춰 일할 수 있다. 


Q. 나의 상식만 지극히 당연한가?

상대의 상식도 지극히 당연하다. 우리는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정말 같은 '당연함'을 기준으로 일을 시작해야 한다. 서로의 당연함을 끝없이 확인하고 소통하자.


Q. 그렇다면 운송 사고가 날 것도 예측해서 준비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물론 사고도 막아낼 수 있으면 참 좋다. 그런데 사고의 확률이란 지극히 희박하다. 중대하고 절대 사고가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라면 플랜B, C를 세워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희박한 사고는 긴 시간과 노력, 자본을 들여 대비하기보다는 차라리 수습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마감은 혼자가 아니라 다 같이 하는 일

내가 마감까지 가는 길은 꽃길이 아니다. 적어도 그냥 길 비슷하게라도 가려면, 우리가 가는 길이 돌밭인지 풀밭인지는 같이 알고 걸어야 합을 맞춰 일할 수 있다.

돌밭을 간다는 걸 상대도 알고 있다면, 적어도 슬리퍼는 신고 오지 않을 것이다.




'이제 그만 좀 미루고 싶다' 시리즈는 아래 순서로 이어집니다.

매주 월/수/금 발행됩니다.


프롤로그. 마감헤이터인지 확인하는 방법


챕터1. 시작도 안 되는 나, 대체 왜?

- 시작이 어려운 건 생각이 많기 때문?

- 내가 이 일만 있는게 아니야 

- 하고 싶어 지는 기분을 기다리는 사람들


챕터2. 최악의 마감방해자들

- 이건 내 일이지, 나 아니면 누가 해 

- 운도 없지, 왜 일이 한번에 안 되는 거야 ▷ 지금 글

- 완벽한 제안서를 짠하고 보여줘야지 ▶ 다음 글 (02/02 발행)


챕터3. 첫 장을 시작하는 법

- 자료 조사 충분히 했다고 느끼는 법

- 목차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다

- 시작하려면 첫 장부터 쓰지 마라


챕터4. 마감을 향해 달리는 작성법

- 기존 제안서 활용법

- 조사한 자료 제발 그대로 쓰지 마라

- 쌀로 밥 짓는 소리 하지 마라


챕터5. 준비된 제안은 답이 정해져 있다

- 수미쌍관, 시작이 곧 끝이다

- 수준 높은 제안은 질문까지 설계한다

- 내가 평가위원이면 뽑겠는가?


에필로그. 마감을 없애는 최고의 방법


* 작성법과 관련한 더 구체적인 사례와 설명은 퍼블리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제안서 작성 전에 필요한 모든 것 : 제안요청서 분석부터 자료조사까지>

https://publy.co/content/7530?s=l818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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