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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한 Mar 09. 2024

독립출판사 고군분투기

중얼중얼, 대나무숲이 필요해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지만

생각보다 더 험난한 독립출판사.




아무것도 모르면서 시작해 버린, 맨땅에 헤딩 수준. 내 첫 책이 2쇄를 찍었지만 독립 출판사는 기성 출판사와는 다르게 백단위의 책을 제작한다는 것. 1쇄(100부)를 다 판매해도 나의 출판사 수익은 마이너스다. 홍보비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자잘하게 들어가는 돈도 무시할 수가 없다.


서점 기획전 참가비, 북페어 참가비까지 하면 마이너스에 마이너스. 그럼에도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불안에 입술을 깨물어도) 좋단다. 좋다고 웃는다. 나란 인간 단순해져 버렸네, 그런 생각에 또 웃고.




판매된 책 첫 정산일은 입고 후 6개월 뒤, 그러니까 내 손에 수입이 떨어지려면 여름이 끝나가야 한다는 것. 북페어는 신청했지만 선정될지 안 될지 알 수 없고(그래서 또 추가된 불안) 서점에 입고된 책이 판매되고 있는지도 알 수 없고 모르는 것 투성이.


두 번째 책을 준비하면서도 '이게 맞나?' 하는 의심은 지울 수 없고, 다 이렇게 마이너스로 시작하나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기분만 좋고 통장 잔고는 마이너스가 되는 걸까 싶고, 글을 쓰다 보니 생각에 생각이 더해져 혼란만 가중된다.


그래도 괜찮다.

나의 투자자가 괜찮다고 했으니 괜찮을 거다.

"엄마 나 괜찮은 거 맞지?, 진짜 맞지?"




세 번째 책은 브런치 작가님의 책이 될 테고, 네 번째 책은 또 내 책이 될 테고 다섯 번째 책은... 미정이다. 그래도 1년만 딱 1년만 마이너스하자. 1년 뒤에는 플러스가 되길. 까먹은 것 채워지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으니 그저 1원이라도 플러스가 되기를.


"우리 엄마, 투자금 회수 못하면 어쩌지?" 물어봐야겠다. 그래도 투자해 주겠지. 지지해주겠지. 나의 영원한 지지자이자 투자자는 너그러우니까.




요즘 출판 시장이 어렵다고 하는데, 책은 서점에서 읽고 사지 않고 그냥 나온다는데, 다들 그냥 사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 나의 책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책이라도 '책은 사서 읽어주세요.'


편성되는 지원금도 줄어들고 혜택도 줄어드는 요즘이지만, 나는 글이 좋고, 책이 좋고, 책을 만드는 것도 좋으니 죽을 때까지 출판사 할래, 그렇게 떼를 써본다.




그러니까 살아남는 것부터 시작이다.

나도, 출판사도.


이전 07화 이소한 '내가 나에게 안녕을 말할 때' 2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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