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06. 11.
어제는 내가 시간 강사로 일하는 학교의 신규 선생님들끼리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며 도쿄 바나나 빵을 돌리셨다. 오늘은 점심시간에 신규 교사 100일 축하 파티가 있었다.
점심 먹고 애들 노트 검사 하려던 참에 선생님들이 함께 가자며 이끌어 주셨다. 교무부장 선생님께서는 함께 보면서 공부할 동기를 더 얻어보라고, 옆에 있던 실무사 선생님께서는 내년에는 나도 저기 있겠지 라고 생각하며 함께 즐기고 오라고.
올해 합격해서 발령 받으신 분은 총 4분. 주인공답게 고깔모자도 쓰고 선물도 받고 축하 편지도 읽고 화분도 받는다. 편지에는 이제까지의 고생을 위로하고 올해의 시작과 앞으로의 갈길을 격려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이상하게 성냥팔이 소녀가 떠올랐다. 해가 다 진 한밤중에 길거리에서 불이 환하게 켜진 집 안을 들여다보는 기분. 중간에 몇몇 선생님들이 돌아가시는 틈을 타서 나도 같이 나왔다. 정말 행복하겠다 싶고 부러우면서도 이상하게 너무 심란해서 혼자 화장실가서 청승 떨면서 울었다.
이후에 돌아온 선생님들께서는 내년에 우리 학교 발령받으면 더 성대하게 해줄테니 힘내자고 응원해주셨다. 네, 그래야죠. 열심히 계속 힘내서 해야죠.
좋은 마음으로 응원받는데 하루종일 심란하다. 응원받은 만큼 독서실에 박혀서 공부하는 수밖에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