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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껌정호랭이 Black Tiger Jun 22. 2023

30. 중년이 되고 보면  부부는 평행이론만 남는다.

 어느 날 사랑 씨는 진실 씨를 해 무뚝뚝한 말투로 "내일 형부가 가게 와서 선반 짜준데 어떻게 할 거야?"


순간 진실 씨는 화가 치밀어 올라 하지 말아야 할 대답을 하고 말았다.

"몰라 어쩌라고 형부랑 언니랑 하면 되겠네  나는 가게 오면  망한다며? "


 얼마 전 어느 점쟁이를 만나고 와서부터는 내가 가게에 나오면 안 된다고 했다면서 뭐든지 무시하듯 상의를 하지 않았다. 그런 이유인지 이번 선반건도 아무 말이 없다가 갑자기 나오라는 말에 진실 씨는 그렇게 내뱉고

말았다. 그  이후로 사랑 씨는 진실 씨를  유리벽이 처진 투명 인간 취급을 하기 시작했다.


진실 씨도 이에 질세라 보아도 보지 않은 척 집을 나가도 나가나 보다 들어와도 들어오나 보다....


이렇게 몇 주가 흐르고 어느 토요일 사랑 씨는 새벽 일찍 5시 30분에 편한 복장을 하고선 어디론가 향해 나갔다. 진실 씨는 어디 가는지 궁금하지만 소파에 누워서 자는 척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사랑 씨 또한 아무런 말 없이 슬그머니 현관문을 열고 나가고 말았다.


어디에 가는 걸까?


진실 씨는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러나 강한 자존심 때문에 카톡이라도 해서 어디 가느냐고 묻고 싶지만 속만 타들어 갈 뿐 용기도 나지  않고 얄미운 마음에 결국은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확인할 걸 하지 않았다. 그렇게 진실 씨는 편하지 못한 하루가 지나고 밤이 되어 가는데도 사랑 씨는 연락은커녕 나타 날 기미조차  전혀 보이지 않았다.


혹시 늦바람이라도...

혹여 누구한테 사기라도...

아니 무슨 사고라도 당했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다른 평상시 주말이면 등산복을 입고 7~8시쯤 나가는데  왜 오늘은 평상복으로 이른 새벽에 나갔을까?


저녁시간이 되어 애들이 들어왔다. 자존심은 상하지만 딸내미한테 은근슬쩍 모르는 척 물어봤다.


공주야!

엄마 어디 간 줄 알아?


아니 나한테는 아무 말 없었는데,

어디 갔는데?


응 새벽에 산에 가면 등산복을 입고 나갈 텐데

어디 가나 그냥 나가던데

하루종일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왠지 불안하다.


하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사고라도 나면 어떡할라고  말도 없이 그러는지 모르겠다.

행선지 알리고 가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한참 후 가족 단톡방에 사진 두 장이 올라온다 어딘지 모르지만 해변가에서 고기 굽는 사진이다.


진실 씨는 사진을 보면서 여러 상상을 하며 이리저리 돌려도 보고 확대도 해 본다.


진짜 바람이라도 났나 나이 60에 바람이라니!!! 자식들 얼굴을 어떻게 보려고 저럴까!!!

답답한 마음에 진실 씨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인다.


뒤척이는 진실 씨를 본 딸내미가 지 엄마한테 어딘데 안 들어오냐고 다그치는 카톡을 한다.


얼마나 재밌게 무얼 하고 있는지 한동안 답이 없더니 12시가 다 되어서야

"엄마 오늘 동창들이랑 무의도로 캠핑 와서 내일 들어간다"

"해변에서 놀았더니 피곤해서 깜박 잠이 들었나 봐 이제야  문자 봤다."


진실 씨에 대한 애기는 물론 밥은 어떻게 먹었는지 등 집안애기는 한마디 묻지도 않는다. 그리고는 자기 여자 동창들이랑 놀고 있는 사진 몇 장만 떨렁 날려 주곤 끝이다.


사랑 씨와 진실 씨가 만나서 살아온 세월이 40여 년, 남자나 여자나 똑같을 거라고 대부분의 부부들이 한결 같이 말들을 하지만진실 씨는 그렇진 않다고 생각한다.


남자들은 나이들 수록 가족 가정만을 생각하는데 여자들은 반대로 자기 ONLY 오로지 본인만을 생각한다고 여태껏 살아온 경험으로 충분히 느끼고 있고 굳게 믿고 있다.


애들이 성인 되어가면서 여유가 생긴 사랑 씨는 서서히 등산을 빌미로 밖에 활동을 시작하더니 가면 갈수록 갈수록 대범해지고 모든 일을 자기 위주로 오로지 자기만을 위해 살려고 하는 것 같다. 원래부터 아기자기 함은 없었으나 그래도 무슨 일이든 진실 씨와 상의하고 서로 간에 합의 하에 진행했었건만 10여 년 전부터는 진실 씨나 가정생활보다는 본인 오로지 자기만을 위해 모든 행동을 하고 가정일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진실 씨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 

애들한테 말을 할 수도 남들한테 내 집안일인데 흉을 볼 수도...


이유를 알고자 대화를 하려고 하면  귀챦아 하면서 회피를 하고 "이 나이에 그래야 하냐고" 화만 낸다.


옛말에 부부는 서로 간에 모든 것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야 잘 산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사랑 씨와 진실 씨는

장남과 막내딸

시골출신과 도시처녀

대졸과 고졸

자취생활과 자가생활

직장인과 프리랜서 등등은 물론이거니와


나이마저 

1년 1달 1일 차이다.


부부가 서로 간에 처음부터 맞았다는 것보다는 맞지 않는 부분이 더 많이 있었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보이지도 않는 올가미에 걸려서  退難으로 두 사람은 40여 년을 그렇게 서로 잘 맞는 걸로 착각 속에 믿고 살아왔으나 이제야 서로의 본성이 들어 나고 보이는 것인가아님 살아오면서 나뿐 세상의 흐름에 물 들고 만 것인가?


세월의 흐름 속에서 남자들은 행동도 말도 서서히 줄어드는 것 같고 여자들은 삶에 활기를 찾아 정신없이 밖으로 밖으로만 나가려고 하면서 바삐 산다고들 말한다. 이런 현상이 이 시대의 참 현실인 것을 여기저기 무엇에 원망을 할 수도 없고 한들..한탄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미 지나온 둘만의 세월 속에서  굳게 정해저 버린 이야기 인걸요! 이대로 평행이론처럼 남은 여생 동안 각자의 삶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면서 살아갈 수밖에...


그렇게 살아가는 삶이 남자와 여자로 만나 평생을 함께 한  중년의 부부사이서로가 지켜줘야  할 예의이고 도리라는 을  뒤늦은 이 시점에 도달해서야 알고 말았다.


이런 삶은 비단 진실 씨의  인생로드만 그렇진 않을 겁니다.

중년의 우리 남자들 모두의 삶 아닐까요?


부부가 40년 이상을 한 방향을 보면서 살아왔건만, 

이 지점에서는 서로 맞추려야 맞출 수 없는 평행선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정의 평화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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