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지구대 생활중 어느날 갑자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자 아이가 지구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무슨일이라도 생긴건 아닌지 걱정하며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무슨일로 왔니?" 그러자 아이는 당당하게 말했다. "제가 지구대 궁금해서 구경왔어요" "몇학년이야?" "5학년이에요"
나는 그 모습이 너무 기특했다. 보통의 아이라면 지구대를 혼자 들어 오기 어려워 하기에 이 상황이신기하기도 했다. 그래서 마음껏 지구대를 구경시켜주었다.지구대 내부모습, 순찰차의 생김새, 각종 장비들도구경시켜주고 인증사진도찍어주었다. 아이는 열심히 지구대를 탐방 후 돌아갔다.
아이를 보면서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 보이는 아이였다. 우리아이들도 이렇게 씩씩한 아이로자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가끔 순찰하다보면순찰차를 향해서 인사를 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나는 그런아이들을보면 같이 인사해주면서 절로 기분이좋아진다. 예전에 한번은 평촌의 학원가를 지날 때 였는데고등학생이순찰차를 향해서충성! 하면서 거수경례를 멋지게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때 이학생이 꿈이 경찰관인가아니면 경찰관 가족인가생각했었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경찰관에게 우호적인 우리 아이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겠다.
떨어져가는 공권력 속에서 난 세상을 잠시 삐딱하게 바라본 건 아니었을까. 밝고 긍정적인 아이들을 보며 우리 미래를 이끌어 갈 아이들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괜스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