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증식의 주요한 수단으로 저축을 이용하는 본인은 1%라도 높은 금리의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매년 만기가 도래하는 시즌에 근처 2 금융권(새마을금고, 신협, 수협, 저축은행 등)의 금리를 알아본다. 금리가 높으면 이자가 조금 더 들어오고(당연한 말을 하고 있다), 은행별로 5000만 원까지 원금이 보장된다.
저축은 1%라도 금리가 높은 곳에 원금보장될 만큼만 넣는 것이다. 나는 두 번의 경험으로 이 조건을 철저히 지킨다. 지금 내 손안에 있는 돈이 앞으로 받게 될 돈보다 귀하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예금이 만기 되었다. 우리 지역에서 가장 금리가 높았던 지점에 갔다.
" 어떻게 오셨어요?"
" 예금하러 왔습니다."
" 신분증 주시고요, 얼마 넣으실 건가요?"
" 현재 금리가 어떻게 되나요?"
금리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이자를 계산한다.
" 예금자 보호가 5000만 원까지 되니까 저는 이자 빼고 4800만 원만 넣을게요."
"하하, 5000만 원 더 넣으셔도 돼요."
" 그럼 예금자 보호가 안되잖아요."
" 저희 은행에는 3억 넘는 돈을 넣으신 분도 많아요."
이때 어느 할아버지가 들어왔다. 은행 직원과 인사를 하고는 신문을 하나 뽑아 들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저 할아버지도 저희 은행에 몇 억 넣으신 분이세요. 저희가 타 금고대비 실적도 좋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거예요."
"아 네... 저는 그냥 4800만 원만 할게요."
맞다. 은행은 웬만해서는 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본인은 저축은행 사태를 두 번 겪었다. 첫 번째는 토마토 저축은행이었다. 적금을 붓고 있었다.
그 당시 토마토 저축은행은 조금 늦게 가면 6시까지 줄 서기 일쑤였다. 5명이 한 번에 가입하면 1% 추가금리를 줬다. 재테크 사이트에는 1%라도 이자를 더 받기 위해 같이 저축은행에 갈 사람들을 모집했다. 나는 사람들을 모집하는 정성도, 집단에 참여할만한 사회성도 없었기에 혈혈단신 혼자 갔다. 수원 인계동에 있는 토마토 저축은행에 가면 엔틱 탁자와 의자에 앉아 우아하게 대기할 수 있었다. 상담 창구는 직원과 저축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자리에 앉은 사람은 운이 좋았다. 내 번호가 올 때까지 한두 시간 서서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토마토저축은행에 사람들이 돈을 들고 줄을 섰었다. 그 중에 나도 있었다. 그리고 적금 만기를 석 달 앞둔 날 저축은행 사태가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