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잣돈은 통장에서 시작하고 태도로 만기된다.

2026년 종잣돈을 모으기로 결심한 사람들에게

by 소만

돈을 모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의 질문은 대개 비슷하다. 적금이 좋을까, 예금이 나을까. 어디 상품이 좋은지, 금리는 몇 퍼센트 인지를 묻는다. 하지만 이것이 핵심은 아니다. 돈을 모으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이 아닌 나에게 물어봐야 한다. 얼마를 모으고 싶은가? 돈을 쓰지 않고 모을 수 있을까? 통장에 넣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꺼내 쓰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예금과 적금의 구조를 알아보자.

적금과 예금의 차이

많은 사람들이 "연 4% 적금"이라고 하면 내가 넣은 돈 전체에 4% 이자가 붙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금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월 100만 원씩 12개월 적금을 들 때 첫 달에 넣은 돈은 12개월 동안 이자를 받지만, 두 번째 달에 넣은 돈은 11개월, 세 번째 달은 10개월,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1개월치의 이자만 받는다.

정리하면 적금 금리는 연 4%이지만, 실제로 받는 이자는 약 2% 수준이다. 여기에 이자소득세 15.4%를 떼면 매월 100만 원 적금의 세후 이자는 20만 원 남짓이다.


예금은 돈을 한 번에 맡기기 때문에 12개월동안 금리가 적용된다. 1,200만 원을 연 4%로 12개월 예치하면 세후 이자는 약 40만 원이다(보통 예금 금리가 낮다). 같은 금리, 같은 기간인데 이자가 거의 두 배 차이가 난다.


결국 4% 적금과 2%예금은 같은 이자를 받는다. 3%적금 보다 2% 예금이 더 좋다. 그래서 적금이 만기 되면 바로 예금으로 넘어가야 한다.



나는 적금을 조금 다르게 활용했다. 적금은 매달 새로 넣는 돈에 붙는 이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초반 몇 개월간만 돈을 넣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우선 제2금융권에서 자유적금에 가입해 4개월만 넣었다. 예를 들어 1월에 자유적금에 가입한다면 4월까지 입금한 후 5월에는 새로운 자유적금에 가입해서 8월까지만 입금, 9월에 새로운 자유적금에 가입하는 식이었다.

이 방법의 장점은 첫째, 1년에 자유적금 3개가 생긴다. 둘째, 4개월 이후에 돈을 납부하지 않아도 만기가 연장되지 않는다. 셋째, 자유적금은 4개월 안에 남는 돈이 생길 때마다 추가로 넣을 수 있어 유연하다(당시 내가 가입한 상품 중 고정 저축액을 제외하고 분기별로 300만 원 추가 저축이 가능했다). 넷째, 다음 해에는 4개월 단위로 적금을 예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1년 뒤 만기 된 금액과 4개월간 모은 돈을 예금으로 옮겼고, 3개의 예금 풍차가 완성되었다.


지금은 이 방법이 유효하지 않을수 있다. 2 금융권 고금리 특판 적금의 경우 불입 한도는 대부분 월 10~50만 원으로 제한되어 있고, 제2금융권과 시중은행의 금리 차이도 예전만큼 크지 않다. 그래도 이 방법은 이자를 더 받기 위해서라기보다 저축을 예금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빨리 만드는데 매우 효율적이다.



주의할 점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거나 종잣돈을 만들기 위해 적금은 매우 유용하다. 특히 월급날 바로 저축하고 나머지를 지출하는 선저축 후 지출은 종잣돈 모으기에 정말 효과적이다(적금을 급여일 또는 급여 다음날에 가입한다). 하지만 내가 소개한 방법에 주의할 점이 있으니 4개월마다 만기가 된다는 점이다.


즉 적금이 만기될 때마다 유혹의 순간이 찾아온다. 이자는 보상처럼 느껴지고, 뭔가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나에게 선물을 하고, 자축 파티를 하며 "그래도 원금은 지켰으니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돈은 다시 흩어진다. 바로 이 구간을 잘 넘겨야 한다. 종잣돈을 모을 때는 마음을 굳게 먹고 눈을 딱 감고 단 하나만 약속하자. 통장에 들어간 돈은 반드시 모두 다시 통장으로 넣는다고.


적금 만기가 됐다고, 보너스를 받았다고 해서 그 돈으로 뭔가를 하려는 순간 돈은 사라진다. 저축은 돈을 새지 않고 모으기 위한 전략이다. 적금은 적은 급여가 더 사소해지지 않도록, 기억도 안나는 물건을 사는데 쓰지 않기 위한 저지선이다. 그렇게 소비와 해지의 유혹과 치열하게 싸워 만기 된 돈은 당신이 목표를 위해 아끼고 인내한 시간의 값이며 또 다른 목표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다.


디딤돌을 징검다리로 완성하는 것은 '종잣돈을 모으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끝까지 달성하려는 당신의 태도에 달려있다. 종잣돈은 통장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쓰지 않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해, 목표를 향한 흔들리지 않는 결심을 지켜낸 뒤에 비로소 통장에 남는다. 당신이 새운 2026년의 목표가 종잣돈 마련이라면, 지금 바로 은행 앱에서 저축상품을 찾아보거나 주중에 은행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분의 시작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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