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무대

자존감 낮은 뱀

by 사유독자

처음엔 대장 노릇을 하고 싶었지.

자존감 낮은 뱀은

똑똑이가 받는 관심과 인정이

도무지 견딜 수 없었거든.


그래서 배척하려 했지.

자기보다 빛나는 사람을

옆에 두는 걸 견디지 못하니까.


하지만 한 아이는 알고 있었어.

뱀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말투로 사람을 흔드는지.

그래서 속아주는 척했지

만만한 척, 휘둘리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아니었어.


왜냐면 그 아이는

똑똑이의 당당함을

진짜 멋지다고 느끼거든.

그래서 보이는 만큼

그렇게 흔들리지는 않아.


그걸 눈치챈 뱀은

이번엔 그 아이까지 밀어내려 했지.

혼자 못하니까

몽키 셋을 불러 세워

또 판을 짜고, 또 뒤에서 겨누고.

늘 하던 방식 그대로.


하지만 뱀은 모르는 게 있어.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

그리고 더 큰 진실 하나


자신이 뿌린 말,

자신이 벌인 판,

자신이 남에게 꽂은 그 독이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


그대로 부메랑처럼.

자기에게,

아니면 가족에게,

아니면 자식에게.


뱀이 아무리 모른 척해도

돌아오는 길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걸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