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3. 주말에 뭐먹지?
Sunday, December 22, 2024
일요일 아침, 내 계획은 이게 아니였는데 이미 예상했던 결과였다. 따뜻한 침대 속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그런 날씨. 오전 10시, 온라인 예배를 들이고 다시 잠이 들었다. 오늘 화장실 청소하기로 했는데 이미 포기했다. 오후 12시 잠시 잠이 깨고 밥대신 과자 부시래기 한봉지를 먹었다. 그리 배고프지 않은 날이었다.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피곤한 잠에서 깼다.
옆을 보니 남편도 나와 비슷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감기 때문에 고생했던 남편을 위해 오늘은 뭐라도 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물었다.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남편은 잠시 고민하더니 짬뽕이 먹고 싶다고 했다.
짬뽕이라… 예전 같았으면 “그런 걸 어떻게 만들어?“라며 포기했겠지만, 요즘은 집에 재료만 있으면 뭐든 도전해보는 편이다. 바로 레시피를 찾아봤다. 여러 레시피 중에서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것을 골라 세 가지를 찾아냈고, 바로 주방으로 달려갔다.
처음 해보는 요리였지만, 일단 도전!
세 가지 레시피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짬뽕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어찌저찌 내 나름대로 조합해서 나만의 짬뽕을 만들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아는 그 짬뽕 맛은 아니었지만, 먹을만했다. 심지어 남편은 밥까지 말아 먹을 정도로 만족해했다.
남편이 맛있게 먹어줘서 정말 고마웠다. 예전에 남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시어머니는 집에 있는 재료만으로도 후딱 설렁탕을 끓여 시아버지에게 밥을 차려주셨다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 당시, 요리의 ‘요’자도 몰랐던 나는 그냥 남의 얘기처럼 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나도 뭐든 먹고 싶으면 어찌 됐든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자가 된 것 같아 뿌듯했다.
오늘은 제대로 쉬는 날이었다.
자고, 뭐 먹고, 또 자고… 하루가 그렇게 흘러갔지만, 짬뽕 한 그릇 덕분에 꽤 의미 있는 하루로 느껴졌다.
오늘의 픽:
후식은 고구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