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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NE Jan 16. 2024

세상을 다른 시점으로 보기 위해

전쟁터에 나가는 심정으로

퇴사는 했는데 더 바빠졌다.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인수인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마음 같아선 “그냥 알아서 하세요!” 말하고 싶은데, 지난주에 기사에 퇴사자가 업무 파일을 지우고 퇴사했다고 벌금형을 받은 기사를 보고, 퇴사자 입장에서는 회사에 불만이 있었을 것이고 불만을 표하고자 파일을 지웠을 것이다. 하지만 방법이 잘 못 되었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래서 난 끝을 잘 마무리하기로 했다. 회사에 불만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동안 울타리가 되어주고 따뜻하게 생활할 수 있게 월급도 주고 어디서 당당하게 어디서 일한다 말할 수 있을 정도 이야기 할 수 있는 자신감도 주었다.


하지만, 이제 난 독립을 해야 한다. 어려울 것이란 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난 더 늦기 전에 무엇인가를 시도해보기 위해 성을 떠나 울타리를 부수고 나아가 울타리 밖에는 뭐가 있을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울타리 밖으로 나간 사람들 소식을 가끔 전해 듣는다. 성공했다는 사람보다는 울타리 밖으로 나가 어렵다는 이야기, 죽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하지만 가끔 정말 가끔 다른 울타리를 세우고 새로운 성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 작지만 새로운 성을 만들었다는 소식은 무용담처럼 내가 있는 성 안에 퍼지기 시작한다. 내가 무슨 남에게 들려줄 무용담 만들게 위해서 퇴사하는 건 아니다.


울타리 밖으로 나가면 앞이 깜깜하겠지만 나의 거취를 남이 아닌 내가 결정했다는 것이 나 스스로 위로를 하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 나가아는 여정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군대를 제대하고 일자리를 찾을 때인데, 앞이 막막했다. 그때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냥 오피스에서 앉아서 키보드나 두드리는 일을 하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반정도는 이루어졌다. 출장이 없는 날은 사무실에 앉아서 키보드 치면서 메일을 쓰거나 보고서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으니… 처음에는 일주일 내내 노트북 앞에 앉아 있으니, 사람이 욕심이 생겨서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사람이 참 간사한 게 그렇게 출장을 다니다 보니 사무실에 앉아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지금도 퇴사를 한다고 생각하니 회사가 그리워질 거 같다.


그래도 난 두려움과 걱정을 안고서 새로운 희망을 찾으러 간다. 처음 2년? 3년은 고생한다고 생각하고 오십 전에는 새로운 안정을 찾는 게 목표다. 아직 무엇을 할지 결정을 하지 못 한 상황에는 희망이나 기대보다는 걱정과 우려가 앞서지만, 최선을 다해 붙이혀 보려고 한다. 이제 주위 대부분 사람들이 퇴사한 걸 알았고 물어본다. “뭐 하시게요?” 그냥 휴식하면서 찾으려 한다고 하면 다들 걱정 어린 눈으로 쳐다본다. 이 사람 미친 거 아닌가 하는 눈으로 처다 보면서 입으로는 “능력이 되시니까 가능하기죠. 저도 관두고 싶은데…” 난 눈웃음으로 대신 대답을 해주었다. 아무도 퇴사하는 게 아니라고 그냥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있으라고. 난 울타리 밖 전쟁터에 곧 나간다. 그것도 아무런 보험장비나 무기 없이 우선 나가 보면 세상이 다른 시점에서 보이겠지…


우선 2월에 유럽에 혼자 여행을 간다. 여행 다녀오면 무슨 아이디어 거 생길지는 모르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간다.


내가 먼저 울타리 밖을 나가서 경험해 보고 알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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