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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근아 Mar 29. 2024

나만의 역사를 쓰다 3
- 도메인 부자되던 날.

저는 호주에 5년째 살고 있는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입니다. 본 글은 1인기업가로의 저의 출발이자 저의 브랜드 '더미그나'의 창조과정을 리얼하게 공개하는 글이므로 1편부터 읽어나가시길 권해드립니다.



오늘 글은 호주에 설립한 회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일상기록이다. 


그동안 진행하던 여러 가지 디자인 작업들에 빠져 살면서, 호주은행 계좌 개설과 호주 도메인 구입하는 것도 깜박 잊고 있었다. (사실 집 계약 연장도 깜박했다.)


2024년 3월 25일 (월요일)

모든 디자인 작업을 내려놓고, 큰 맘먹고 은행으로 향했다. 문이 닫혀있다. 어라! 분명 월요일인데, 왜?? 딱 이날만 임시적으로 닫는다는 공지가 붙어 있었다. 허탈, 허무. 


이 참에, 카페에 앉아 강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집으로 가면 또 일을 시작할 테니. 나에게 잠시 쉴 여유를 줘볼까? 은행문이 닫힌 덕분에 이렇게 커피마실 여유도 생겼네.’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고, 머릿속 정리가 나름 되기 시작했다. 여전히 일 생각. 그래도 이런 시간이 나에겐 필요한 거였는데,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시했나 보다. 강제 휴식을 주기적으로 가져야겠다.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다시 은행을 가려고 집을 나섰다. 이번에는 은행에 갔다가 카페에서 일을 하려고 노트북까지 챙겼다. 차에 타서 시동을 걸었는데 안 걸린다. 아예 시동이 꺼지지도 않는다. 문을 닫으면 삐~소리가 나니, 차를 놔두고 떠날 수도 없었다. 


자동차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었더니, 통역서비스가 있단다. 이용하기로 했다. 한국 남자분이 통역을 맡아주셨는데, 나보다 듣기 실력이 안 좋으신 듯했다. 나는 다 알아들었는데, 통역분이 이해가 안 돼서 나에게 통역을 못해주고 쩔쩔매고 계신다. 내가 한참을 기다리다가, 그냥 영어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결국은 통역분이, 보험사 직원을 탓하기 시작했다. ‘나는 너의 발음이 안 좋아서, 알아들을 수가 없다. 다른 직원으로 대체해 달라.” 목소리에 짜증이 가득했다. 


5분이면 끝날 통화를 15분이나 하고 있으니, 나도 짜증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미 보험사에서 해줄 수 없는 일이라는 정보를 얻었으니, 내가 알아서 해결을 하겠다 마음을 먹고, 통화를 서둘러 마무리 지었다.


걸어서 은행으로 향했다. 

‘오늘은 액땜하는 날인가 보다. 차를 탔으면 사고가 났으려나. 20분 동안 걸어야 하니 강제 운동을 하게 되고 좋네. 내 영어 듣기 실력이 많이 향상됐는걸?!?!. 인도영어도 이제는 잘 들리네. 대학원 때 인도친구들이랑 그룹 프로젝트를 하길 잘했다.’ 


걸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한다. 그동안 멈췄던 걷기도 다시 시작해야겠다. 강제 운동을 주기적으로 가져야겠다. 


은행에 도착. 

회사 은행계좌를 개설하려고 왔다 하니, 핸드폰에서 바로 할 수 있단다. 헉. 이틀 동안 내가 이곳에 오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또 허무. 


은행 소파에 앉아, 앱으로 새로운 계좌 오픈을 시도했다.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진행되었지만, 마지막 여러 가지 상품에 대한 긴 설명들을 읽고 yes, no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 - 영어로 된 긴 문장을 읽기를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 - 직원분이 오셔서 친절하게 모든 것을 쉽게 설명해 주시고, yes, no까지 어떤 것이 좋은 것인지 알려주셨다. 


아이들이 하교 갈 시간이 다 되어가서, 바로 집으로 향했다. 

“오길 잘했네. 그 긴 영어문장을 읽고, 이해하느라 에너지를 다 쏟을 뻔했네. 나는 행운아였어. 저런 친절한 분이 내 담당자였다니.” "근데 나 영어 잘하는데? 두려움 없이 영어로 내 생각을 다 표현하고 있었네?" 


그동안 사람들은 꽤 오랫동안 안 만나고 살았다는 것을 인지했다. 강제 외출, 강제 미팅을 주기적으로 가져야겠다.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발견 중이다. 나에게 다가오는 인연들이 있음을 깨닫는 중이다. 



회사 은행 계좌를 열었으니, 이제 호주 도메인을 구입할 차례. 

com.au 이 도메인을 구입하려면, 사업자등록증을 제출해야 했기에, 그동안 보류해야 했더 도메인이었다. 회사카드로 신속하게 구매 완료!! 회사가 처음으로 지불한 항목이다. 호주 도메인. 


themekunah.com.au.


나의 이틀이라는 시간을 내어주고서야 얻은,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도메인이다. 그리고 호주에서 인정해야 얻을 수 있는 com.au. 도메인. 




별거 아닌 도메인 구입에, 나는 내가 너무 기특했다.

내가 경험한 고생(?)은 나에게는 그 자체가 보상이었고, (주1)

부정적으로 불평으로 가득 채웠을 수도 있었던 모든 일들도 나는 습관적으로 나에게 온 행운이라 생각했기에, 나는 그만큼 성장해 있다는 증명이었다. 

그리고 내 영어실력도 오랜만의 점검이었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내가 호주 회사를 꾸리면서 갖추어야 할 루틴 세 가지를 덤으로 얻었다. 

강제 휴식, 강제 운동, 강제 미팅

언젠가는 습관이 되겠지. 




나는 도메인 부자가 되었다. 

themekunah.com

themekunah.co.kr

themeKunah.com.au. 

그리고

어제 구입한 비밀의 도메인 하나까지.


글로벌로 키워지고 있는 더미그나.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2024년 3월 28일 (목요일)

THE ME KUNAH in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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