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근아 Jun 03. 2024

나를 브랜딩하는 디자이너

나를 위한 로고 디자인

이번엔 '나를 위한 로고 디자인' 이야기이며 1인 기업을 시도했던 나의 브랜딩 이야기다. 물론 나는 나의 브런치북에 내가 진행했던 여러 가지 로고 디자인을 이미 선보였었다. 하지만, 이번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나만의 브랜드를 위해 제작된 로고디자인들을 담고자 한다.



Ep1. 2003년 / 인터넷 쇼핑몰

인터넷쇼핑몰이 보편화되던 무렵으로 기억한다. 난 4년 근무했던 패션 부띠끄를 마무리 짓고, 나만의 쇼핑몰을 오픈했다. 이름은, 지금 밝힐려니 좀 부끄럽지만, SWEETSWEET MALL. 일본에서 수입한 손수건들을 판매하는 틈새 쇼핑몰이었다. 대량주문을 하기도 하고, 일본에 직접 가서 구입해오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반다나라는 것이 유행했기에 꽤 수요가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성공적인 사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4년간 나만의 쇼핑몰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1인 기업을 경험했었다. 20년 전이니 아날로그식이라 말해야 하나? 포토샵으로 홈페이지를 디자인해서, 하나하나 코딩을 연결해서, 나만의 가게를 온라인에 구축했었다. 거기에 명함제작, 택배배송, 고객관리, 제품수입,...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많은 일들을 나 혼자 배워가며 해결해 나갔었다.


솔직히 그때의 경험은 꽤 오랫동안 쓸모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기본적인 지식을 '아날로그'식으로 알고 있다는 것은 운전으로 치면 수동, 자동으로 모두 운전을 할 수 있는 기분이다. 많은 것이 편리하게 - 자동적으로- 적용되는 요즘 플랫폼 운영함에 있어서는 꽤 도움이 많이 된다.


지금 보면 꽤 유치한 로고라 할 수 있다. 호주로 이사 오면서 스위트스위트몰의 명함은 사라졌지만, 두 달 전 딸이 선물로 받은 물병에 새겨진 비슷한 로고가 있었기에, 그 사진으로 대신할까 한다. (나중에 찾게 되면, 다시 이 글을 수정하는 걸로)






Ep2. 2017년 / 카린ㅣ케일린 아트 스튜디오


'둘째 아이가 유치원을 가면 나는 나만의 아트 스튜디오를 운영하리라' 몇 년을 간절하게 바라며, 나름 혼자서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2년 넘게 프랑스 전통 자수와 퀼팅을 배워왔고,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동시집을 출간을 준비하던 때였고, 셰어 작업실까지 렌트하여 작업하던 때라, 오픈시기만을 정하면 되는 시기였다.


당연 로고제작도 완료했다.



하지만, 호주로의 이민을 결정하면서, 이 모든 준비과정을 포기해야 했다. 아니, 한국에서의 오픈은 포기해야 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나는 여전히 호주에서의 아트 스튜디오를 오픈을 다시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하고 싶었는데, 못했음에서 오는 간절함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EP3. 2024 / theME KUNAH

이미, [나는 나를 브랜딩했다]에서 그 모든 과정을 공개한 대로, 나의 브랜드는 설립이 되었고, 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아직까지 겉으로 무엇인가 확실하게 보이는 것은 없지만, 나는 꽤 긴 기간을 큰그림으로 바라보며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과정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경험하며 내 안에 꾹꾹 눌러 담으며 내 것으로 만드는 중이다. 처음에는 큰 성과를 빨리 보여야지 하는 마음도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theME. 나를 찾는 과정이 꽤 힘든, 꽤 긴 여정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진짜 나를 하나둘씩 찾는 느낌이다. 그러하기에 요즘에는 글로, 그림으로 나의 과정을 기록하고 표현하는 것에, 예술가로서,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순식간에 처리하고 지나칠 수가 없다.


이 모든 과정은 [난, 멀티디자이너], [디자인에 호주를 담다], [나를 바라보는 theME], [감정을 이해해 보자 with 다니엘]에 담겨 있다. 여기에 담긴 모든 스토리가 나의 브랜드의 theME 컬쳐와 가치를 만들어가는 중이라 믿는다.





기억나는 것이 에피소드가 하나 더 있다.


Ep4. 1995년 / 초등학교 3학년

바른*이라는 문구 브랜드가 처음 생겼을 때, 나는 우리 집에서 4 정거장 떨어져 있는 바른* 매장을 일주일에 한두 번씩 버스를 타고 꼭 찾아갔었다. 그 어린 나이에 무슨 생각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매주 매장을 둘러보며 새로 나온 제품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며 나만의 쇼핑을 즐기곤 했다.


그 시작은 파란색의 줄노트였다. 그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는, 꽤 팬시한 노트였는데, 일반공책보다 2-3배는 비쌌던 걸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나는 그 노트들을 사기 위해 용돈을 모았었다. 어떤 날은, 1살 많은 오빠가 내가 그런 비싼 노트를 산다고 엄마한테 이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에겐 10배의 가격을 치른다 해도, 그 노트를 사용했을 것이다. 그렇게 난 노트를 좋아했었다. 이제는 철이 들어서 필요한 노트만 사려고 꽤 노력하지만, 한때는 쓰지도 않는 노트들을 구입해서, 딸한테까지 잔소리 듣는 철없는 엄마이기도 했다.


아무튼, 결론은 어렸을 때 꿈꿨던 노트제작을 지금의 내가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그때의 꿈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기에, 나는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나만의 사업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문구류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으니, 모든 스킬을 배우고 경험했으니, 나만의 노트를 제작하려 한다. 나의 일러스트가 들어간 노트.





이렇게 하나로 정리를 하다 보니, 나는 나에 대해 관심이 꽤 많은 편이며, 배움을 통해 나를 성장시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며, 내가 경험한 것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며, 그리고 나 스스로를 굉장히 자랑스러워한다는 것을 이 글을 쓰며 깨달았다.


그리고, 이런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그림, 디자인, 글을 배운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멀티 하길 잘했네.






이전 17화 멀티 즐기는, 멀티 디자이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