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가 매일 특별한 이유

큐브안을 살펴보다 02

by 근아


나는 집에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매일매일이 항상 똑같아 보여서, 남들이 보면 무슨 재미로 사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아니, 이건 우리 엄마가 항상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집에서 매일 그렇게 있지 말고, 밖에 나가서 사람도 만나고 하라고. 물론 나도 예전에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지루했고, 우울감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나의 하루하루는 매일 다르다.


매일 아침 글을 쓰지만, 매번 새로운 생각들이 흐름을 타고 흩어진다.

매일 아침 책을 읽지만, 매번 다른 이야기 속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매일 독서 모임에 참여하지만, 매번 새로운 시각과 통찰로 하루를 새롭게 시작한다.

매일 집을 정리하지만, 매번 작은 변화가 공간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는다.

매일 그림을 그리지만, 매번 다른 색채와 형상이 나의 변화된 감정으로 캔버스에 담긴다.

매일 대화를 하지만, 매번 새로운 이야기가 나의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매일 산책을 하지만, 매번 자연 속에서 새로운 소리와 풍경을 발견한다.

매일 요리를 하지만, 매번 다른 재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매일 명상을 하지만, 매번 다른 내면의 평화를 찾아간다.

매일 꿈을 꾸지만, 매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이처럼 나의 일상은 반복되는 것 같지만, 그 속에 숨겨진 변화와 새로움을 발견하며 매일의 삶을 다르게 느끼고 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책을 읽고,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경험과 감정은 매번 다르기 때문이다. 마치 아침 햇살이 매일 다르게 비추듯, 나의 마음도 매일 다른 빛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의도적으로 행하는 경험들이 있다. 오늘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기 위한 나만의 독창적인 자극들이다. 이런 의도적인 선택을 통해, 일상의 틀 안에 있는 나를 꺼내어 새로운 곳에 세워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책을 읽지만, 매번 다른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려 한다. 매일 다른 책을 읽기도 하며, 같은 책속에서 한 문단을 반복해서 10번 읽어보는 것도 내가 가끔 하는 작은 실험이다. 그 문장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의미가 매번 달라지며, 책 속의 세계가 나에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옴을 느끼기 때문이다.


독서 모임에 참여할 때도 나는 늘 같은 방식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작은 이야기에 집중하기도 하고, 하루는 나의 생각과 다른 이들의 생각을 합해 노트에 글로 적기도 한다. 그 작은 이야기 속에서 나는 새로운 통찰을 발견하고, 그것이 나에게 신선한 자극으로 돌아옴을 느낀다.


결국, 매일의 반복 속에서 나는 나만의 변화와 성장을 발견하게 된다. 이 반복적인 일상이 때로는 단조롭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미묘한 차이와 순간의 의미들을 소중하게 들여다볼 때, 일상은 놀라운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마치 매일 같은 길을 걷는 듯하지만, 그 길 위의 햇빛, 바람의 결, 발걸음의 리듬이 매번 다르게 느껴지는 것처럼, 반복 속에서도 나는 매번 새로운 나를 만나고 있다. 일상은 단순한 하루의 연속이 아니라, 나의 존재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길고도 깊은 여정으로 느껴진다.





" 나의 일기는 우연히 휘갈겨 쓴 글들로, 지진이나 일식 못지않게 중요한 사건들을 기념한다. 저기 항아리에 들어 있는 시든 잎처럼 여기저기에서 주워 모은 것으로, 산과 들, 숨과 늪지를 뒤져 찾아낸 것이다. - 소로 "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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