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안, 나의 정신의 힘은?
큐브 2 를 새로 시작합니다.
지난 브런치북 [나를 들여다보는 6개의 시선 _ 큐브]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큐브 안을 긍정적인 것으로만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에게 다가오는 수많은 부정적인 감정들과 시련들 또한 나의 삶의 중요한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방황했던 이유가 바로 내 삶을 긍정으로만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 아니었을까. 밝고 긍정적인 면만을 삶의 중심에 두려 했던 나의 의도는 결국 부정적인 상황들을 외면하거나 억지로 긍정적인 것으로 포장하려는 시도로 이어졌으며, 때로는 밝은 척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은 나를 더욱 혼란스럽고 지치게 만들었다.
부정적인 감정이나 시련들을 외면하거나 무시하려고 했을 때, 그것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큰 힘을 얻어 나를 괴롭히곤 했다. 무시된 감정들이 내 의식 속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며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결국에는 다시 나에게 돌아와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마치 스스로 만든 덫에 갇힌 듯한 기분을 느꼈고, 그 덫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로 내내 방황하고 있었다.
인생은 긍정과 부정이 조화를 이루며 펼쳐지는 복합적인 과정이며, 그 어느 한쪽만을 선택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부정적인 감정과 상황들도 나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그것들을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루어야 한다. 어쩌면 그것들이야말로 긍정적인 요소들보다 더 소중하게 다뤄야 할 부분일지도 모른다.
삶에서 부정적인 것들을 완전히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그것들을 내 삶의 큐브 안에 담아두고,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 부정적인 감정들이나 상황들은 결국에는 나를 성장시키고, 나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더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젠가, 큐브에 담아두었던 부정적인 것들이 넘쳐 흘러가며 그 자체로 해소되고 정화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 내가 더 이상 그 감정들에 얽매이지 않고, 그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들이나 시련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미를 잃어버리거나, 내가 그들을 받아들이고 다루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그들의 힘은 점차 약해질 것이다. 지금, 나는 그 과정을 지나가고 있다.
결국, 긍정과 부정이 모두 어우러진 삶이야말로 나를 자유롭게 하고, 나에게 진정한 균형과 발전을 가져다줄 것이다. 내 큐브 안에 담긴 모든 감정과 경험들이 나를 완성하는 중요한 부분들이며, 그 과정을 통해 진실한 나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긍정과 부정 모두를 내 삶의 큐브 안에 담기로 마음먹었다. 그 큐브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바로 솔직한 내 삶을 표현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