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율원의 꿈
사춘기를 향해 가는 11살 아들에게,
아들~
요즘 엄마가 일주일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
바로 매주 토요일, 너와 함께 아트 클래스로 향하는 시간이야.
집에서 아트 스튜디오까지 13분.
그 짧은 순간이 엄마에겐 무척 특별하거든.
차 안에서 나누는 우리의 대화가 소중해.
어쩌면 그 13분은 우리만의 작은 비밀 공간일지도 모르겠어.
차 안에 너와 나. 딱 둘 뿐이잖아.
일주일 내내 너는 학교에서, 엄마는 일터(집)에서 바쁘게 지내다가
이 시간만큼은 오롯이 너와 마주하는 기분이 들어.
특히 그 시간 동안 너의 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엄마에게는 더욱 설레는 순간이 되는 것 같아.
지난주, 네가 음악을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겪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야기해 줬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엄마는 네가 어떤 꿈을 향해 가고 있는지 조금씩 알게 된 것 같아. 그리고, 이미 네가 그 길을 홀로 잘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참 놀랍고 뿌듯했어.
네가 그렇게 스스로 필요한 기술을 찾아서 배우고,
직접 적용해 보며, 끊임없이 실험을 거듭해,
결국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내는 모습을 보니까
이미 너만의 길을 잘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과정 속에서 엄마는 예전과는 또 다른,
새로운 너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게 참 멋지고 대견하게 느껴졌어.
하지만 엄마는,
엄마로서, 어른으로서,
그리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로서
배움과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너와 자연스럽게 나누고 싶었어.
그리고 다행히도, 그 짧은 13분이면
엄마의 마음을 전하기에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
그 순간만큼은 우리 둘만의 진솔한 대화로 채워지니까.
덕분에 너와 나눈 꿈에 대한 대화가
엄마의 글과 그림에도 또다시 영향을 주는 것 같아.
그래서 너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
요즘 엄마가 <엄빠의 유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거 알지?
그곳에서 우리가 하는 일이 작가들이 모여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
하지만 사실은 그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단다.
우리는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
마음속에 오랫동안 품어왔던 꿈을 다시 펼치기도 하고,
한때 꿈이 없었던 사람들은 새로운 꿈을 찾아가고,
이미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은 또 다른 꿈을 발견하기도 해.
그곳에서 엄마는 문득 깨달았어.
그분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이,
어느새 엄마의 꿈이 되었다는 걸.
그래서 건율원의 웹페이지를 리뉴얼하면서,
엄마는 ‘꿈’이라는 것을 전체 컨셉으로 잡았어.
'건율원'은 꿈을 시작하는 곳.
'건율원 학교'는 꿈을 찾고, 함께 꿈을 꾸는 곳.
'건율원 출판사'는 꿈을 펼치는 곳.
'엄빠의 유산'은 꿈이 모이는 곳.
'작가들의 공간'은 꿈을 나누는 곳.
이렇게 건율원의 모든 공간이 꿈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엄마는 이 작업이 단순한 리뉴얼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꿈을 응원하는 길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
그리고 건율원 속, 우리 멤버들은 꿈지기가 되기로 했지.
꿈을 지키는 사람,
꿈을 간직하고 이루어가는 사람,
누군가의 꿈을 지켜주고 돕는 사람.
엄마도 네 꿈의 꿈지기가 되고 싶어.
비록 짧은 13분, 아니 5분이라도,
그 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꿈을 나누고 응원할 수 있어.
그리고 엄마는 믿어.
그 작은 대화들이 네 안에서 자라나
언젠가 너만의 길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라는 걸.
그러니까, 우리 앞으로도 계속 이야기하자.
너의 꿈, 너의 고민, 그리고 네가 만들어갈 세상에 대해서.
그러니까, 기억해 줘.
엄마는 언제나 네 꿈을 가장 가까이에서 응원하는 꿈지기라는 걸.
2025년 3월 23일
사랑을 담아 엄마가,
ps.
오랜만에 네가 만든 노래를 다시 들어봐야겠다.
엄마가 너의 첫 번째 찐팬이라는 것도 잊지 마!!
사랑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