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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나' 그리고 브런치북

by 근아

[브런치작가 되길 잘했다] 9화



이틀 전 월요일, 메인에 나의 글과 나의 브런치북이 한꺼번에 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해서 일단, 스크린캡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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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차분한 감정이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내 안의 나, inner self, 그리고 오래전부터 내 안에 머물러 있던 inner child에게 조용히 말을 걸어본다.


"왜 그런 감정이 들어?"

"왜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어?"


그 아이가 대답을 한다.

"내 이야기"잖아.


"맞아. 너 이야기야. 내 이야기이기도 하고"

"기분이 어때?"

"네가 자랑스러워"

"나를 다시 찾아줘서 고마워."

"나의 생각을 모두 들어줘서 고마워."


"나도 네가 숨지 않고, 너의 목소리를 내줘서 고마워."






두 이야기는 2024년, 나의 성장 과정에서 겪은 치열한 순간들을 바탕으로 한다. 그때의 나는 끊임없이 부딪히고 고민하며 스스로를 단련해 나갔다. 이 글에는 그 과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때’의 나는 무엇을 좇고 있었으며, 어디로 가고자 했는가?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그 시간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흔들리면서도 나아가려 했던 날들의 의미를, 이 글 속에 담았다.


그렇게 1년의 과정을 브런치북에 기록하며 성장한 나는, 2025년 3월의 나는 마침내 내 안에 묻어두었던 여러 문제를 끌어안고 있던 inner child를 꺼내어 우주로 보내주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이렇게 편안해도 될까?

이렇게 자유로워도 될까?


그리고, 뜬금없겠지만 이런 생각도 스쳤다.

이렇게 에너지를 바닥까지 써도 될까?


사실, 어제 3시에 일어나 오후 3시까지 책상 앞을 떠날 수 없었다. 나만의 사유의 시간, 새벽독서모임, 스터디 모임, 오후독서모임. 12시간을 초집중모드로 나의 모든 에너지를 쓰고 난 후, 나는 늦은 낮잠을 자며 끙끙 앓았다. 신체적 피로가 아닌 정신적 몸살이라는 표현을 써야 할 듯하다.


요 몇 주 내가 집중했던 것은 글쓰기도, 독서도 아니었다. 그저 깊은 사유를 하는 것이었다. 평소보다 3~4배의 시간을 들여 나 자신에게 사유를 허락했다. 눈을 감고 30분 이상, 생각이 어디로 흐르는지 관찰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본 적도 있다. 그리고 그 흐름에만 집중했다. 그렇게 탄생한 나만의 생각을 그대로, 정말 "그대로" 글로 적어 브런치북에 발행했다. 어떠한 장식도 없는 '날것의 사유가 담긴 글'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내 눈앞에 보상으로 다가왔다.


어제, 내 브런치북 세 권이 모두 메인에 떴다.

토요일에 발행한 <나를 품고 세상을 만나다>

일요일에 발행한 <엄마의 그림, 너에게 닿기를>

월요일에 발행한 <나의 삶을 도슨트하다>


이 모든 것이 화요일, 한꺼번에 나에게 선물처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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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깨닫는다.

사유는 멈추지 않을 때 비로소 흐름을 만든다는 것.
생각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더 명확한 길이 보인다는 것.
그리고, 온 마음을 다해 쏟아낸 것은 결국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것.


나는 이제 inner child를 떠나보냈고, 더 자유롭고 가벼운 상태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다시 내 안의 나, inner self에게 묻는다.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이렇게 편안해도 될까?
이렇게 자유로워도 될까?


그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이 들려온다.

"그래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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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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