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
내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여겼다.
늘 조심스럽고, 낯선 것엔 쉽게 발을 내딛지 못했으니까.
탐험이란, 모험가의 것. 낯선 땅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몫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나를 진짜로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내 안에서 반복되던 작은 움직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전하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나. 낯선 것을 향한 호기심과 멈추지 않는 질문들. 그렇게 조금씩 나는 새로운 관점과 시선을 발견하고 있었고, 때로는 그 여정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코치, 혹은 리더가 되어 있기도 했다.
내가 밟아온 길의 흔적을 따라가 보니, 호주에 와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만 보더라도, 그 모든 것이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였다. 탐험. 나는 언제나 나만의 신대륙을 찾아 걷고 있었다.
누군가는 정해진 길을 걸으며 안정을 찾는다. 누군가는 이미 증명된 결과만을 좇는다. 나도 한때는 그 길이 옳다고 믿었다. 최소한, 안전하다고는 여겼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마음은 늘 경계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길의 끝엔 뭐가 있을까? 이 방식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그 물음들은 내 안에서 조용히, 그러나 끊임없이 울렸다.
나는 ‘안다’는 말 대신, ‘알아가고 싶다’는 말을 더 많이 쓴다. 아마 그 작은 차이가, 나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을 것이다. 내가 해온 선택들은 결국, 완성을 향한 것이 아니라 알아가는 과정 자체를 기꺼이 살아낸 일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나 만나는 더 너른 나, 더 자유로운 나를 나는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눈에 보이는 풍경이 바뀌지 않더라도, 마음의 항로는 언제나 미지의 대륙을 향하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는 어쩌면 또 하나의 신대륙을 조용히 향해 항해 중인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급변하는 이 시대 속에서도, 나는 비교적 유연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이들이 정답을 좇고 있을 때, 나는 물음표를 품고 움직였고, 누군가는 불확실성이라 부르던 길 위에서 나는 나만의 신대륙을 탐색하고 있었다. 불안을 피하지 않고, 낯섦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변화의 파도 위에서 균형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 덕분에 지금, 세상이 빠르게 변할수록 오히려 더 나답게, 단단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살아가고 있다.
탐험은 결국, 나를 알아가는 또 다른 이름이었으며, 그 알아감은 나를 넘어 더 큰 세계를 향한 시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