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것이 없어 내일의 내가 타고나진다.
나는 마블 영화를 좋아한다. 마블 시리즈는 영화를 보 지 전에도 제목부터 주인공을 알 수 있다.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등 이미 누가 가장 강한지 우린 알 수 있 다. 그중 나는 아이언맨을 가장 좋아한다. 이유는 내가 나열한 영웅과 한 가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영웅은 보통 강력한 힘이나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토르는 심지어 왕의 혈통까지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런 이들이 빌런들에게로부터 선량한 시민들을 보호하는 것에 감사해 한다.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강력한 힘의 부재로 인해 영웅이 탄생하기도 한다. 어벤저스1에서 아이언맨은 뉴욕으로 향하던 핵탄두의 방향을 우주로 가는 포탈로 들어 우주로 향한다. 끝내 정신을 잃고지구로 떨어지지만 헐크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착지한다. 더 이상 빌런을 막을 방법이 없자 자신을 희생해 지구를 구한 것이다. 이렇게 아이언맨은 단순한 기계 덩어리에서 영웅으로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낸다.
나 역시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힘의 부재를 느낀 적이 있다. 자율에 맡기는 운영 방침으로 각자의 참여에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았다. 이런 프리한 운영방식으로 운영진들은 명확하게 규칙과 역할이 구분된 건설적인 조직에 비해 책임감을 의식하지 않았고 운영에 대한 자발적인 기여를 바라지 못하게 되었다. 사실 크게 도움받을 일이 발생하지도 않았고 잠깐의 주의만 기울이면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기에 큰 어려움 없이 조직은 굴러갔다.
그러나 언제나 좋을수는 없는법. 1학기가 지나고 방학 을 거쳐 점점 동아리는 활기를 잃어갔다. 분위기를 바꿔줄 에너지가 필요했고 그런 이유로 활발한 참여와 리액션이 필요했다. 큰 일은 아니지만 센스가 필요한 것들이랄까? 내 공지에 많은 좋아요 수로 반응해주는 정도의 일 말이다. '이걸 해줘'라고 부탁한 적은 없지만 모두가 느낄만한 분위기기에 도움을 기다렸던것 같다. 아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내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흠집을 직면하는것이 두려워 미루고 미루다 정면돌파를 결심하고 카톡을 통해 마음을 전달했지만 말풍선 옆 숫자만 줄어든채 무응답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렇게 난 상황을 반전시킬 힘의 부재를 느꼈다.
힘의 부재는 높은 벽이 되어 나를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할 것 같았지만 막상 마주한 건 절벽이 아닌계단이었다. 조금의 힘을 들여 한걸음씩 나아가면 되는것 이였다. 그저 상황이 만든 나의 역할이지만 떠밀려서 하는것이 아닌 '잘' 해보려고 노력했다. 홍보부터 기 획, 선발과 운영 그리고 cs는 아니지만 피드백 반영 등 여러 일들이 나를 찾았고 즐겁게 고민하고 해결해 나갔다.
유현준 교수님은 팀플에서 기여가 적은사람에게 불만을 가지기 보다 나서서 매꿔보라고 한다. 그것이 두 사람의 역량을 갖는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나아가 공모전에 1인으로 나가 모든 일을 처리해 전문적인 한분야만 경험하는 다른 학생들보다 더 많은 경험들을 하라고 조언한다. 힘의 부재가 만들어낸 길 끝에는 강력한 힘을 얻는 법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월드컵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은 경기가 생각났다. 강팀들의 당연한 승리는 즐거움 이상을 줄 수있을까? 반면 약팀, 탈락이 거의 확실시되는 대한민국의 승리에서 많은 이들은 몸에 전율을 느꼈다. 희망이없는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에 삶의 영감을 얻어 갈 수 있었다. 오히려 강력한 힘의 부재가 대표팀을 결과가 정해진것 같은 일에 희망을 주는 영웅으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회장이 되는 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정해진 길을 잘 따라가 승진을 통해 자리에 오르는 것. 그리고 나머 지 하나는 스스로 회사를 창립한 후 성장을 통해 위로 향하는 승진이 아닌 나의 직원들을 늘려가는 길. 두 길 모두 존경받아 마땅한 삶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아이언 맨을 본 내게 하나를 택해 살아보라고 한다면 후자에 더 심장이 반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