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재즈의 시작
재즈의 역사는 19세기 말부터 시작된다.
재즈(Jazz)는 19세기 말,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재즈의 시작에는 차별을 받아왔던 흑인 연주자들이 있었다. 초창기 재즈라고 부르는 재즈의 시작과 함께, 고전음악은 자리를 내 주게 된다.
재즈의 전성기는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조금 더 보수적으로 생각하면 1970년대 중반까지라고 볼 수 있다. 스윙과 비밥 등의 재즈 장르는 1970년대를 끝으로 대중들에게 외면을 받고, 타 장르로 유출되게 된다. 공교롭게도 키스 자렛은 재즈가 쇠퇴하고 있던 1975년에 즉흥연주 앨범 [The Koln Concert] (쾰른 콘서트) 로 재즈계의 떠오르는 스타로 발돋움한다. 물론 그 이전부터 자렛은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긴 했지만, 쾰른 콘서트가 그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쾰른 콘서트에는 키스 자렛이 이 연주를 녹음하는 동안 겪었던 전화위복의 에피소드가 감추어져 있다. 이는 키스 자렛을 다루면서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 보겠다.
왜 재즈의 전성기가 아니라, 현대 재즈인가?
필자가 생각하기에, 현대 재즈는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다고 간주할 수 있다. 시대적인 구분으로는 그렇지만, 현대 재즈가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을 (R&B 따위와) 구분해서 갖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재즈의 전성기 동안에 발매된 명반은 지금도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다. 유튜브에는 마일스 데이비스와 빌 에반스의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1920년대 ~ 1970년대는 괜히 전성기라고 불리는 게 아닌 듯싶다.
오래 된 재즈 앨범을 잘 듣지 않는 필자임에도, 가끔 찾아 듣는 아티스트들이 몇 명 있다. 스탄 게츠, 존 콜트레인, 오스카 피터슨, 빌 에반스 등. 이들은 문자 그대로 재즈계의 선구자, 연주자 중의 연주자, 레전드이다.
그러나 이번 연재에서는, 전성기 시절에 활약했던 재즈 연주자를 다루지 않고, 지나가면서 언급하는 정도로 예우를 다할 것이다. 한 가지 이유는 위의 전설들에 대한 에세이는 이미 다수 출판돼 있고, 역사와 유명한 음반도 이미 온라인에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학사상사에서 출판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집이 대표적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는, 하루키의 소설을 읽지 않고 재미없다고 하는 한국 독자도 읽을 정도니까, 내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두 번째 이유로, 하루키가 회상하는 재즈의 전성기가 갖는 '마력'이 사라진 현대는, 마력과는 별개의 소박한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대중 음악이 인기와 관객과 돈을 전부 가져가버렸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작은 재즈는 필연적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형태의 음악으로 바뀌었다. 이것은 개인적인 의견이다. 앨범 단위에서는 재즈의 소박함과 아름다움이 체감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아티스트 단위로 보면 체감이 가능하다.
이번에 다룰 아티스트는 전부 7명이다. 키스 자렛부터 시작해서,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칙 코리아, 잭 드조네트, 천재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 프랭크 아비타빌레, 짐 홀, 브래드 멜다우이다.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위주로 뽑게 되었다. 그러나 이유가 있다. 피아니스트는 '트리오'를 주도하는 위치에 있기에 부각될 수밖에 없다. 덧붙여 짐 홀은 재즈의 전성기와 쇠퇴기를 모두 겪은 기타리스트이기 때문에,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와 함께 한 역사적인 앨범 [Undercurrent] 등 재즈 전성기에 나온 앨범도 함께 다뤄질 것이다.
[현대 재즈의 세계 속으로 다이브] 브런치북의 연재는 격주로 이뤄질 것입니다. 또한, 다루고 싶지만 위의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아티스트가 당연히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레코딩 스튜디오에 대해 짧게 언급하고 넘어 가겠습니다.
ECM 레코딩에서 나온 앨범이 대다수를 차지할 텐데, 이는 키스 자렛과 잭 드조네트의 영향이 크다. ECM은 한두 문장으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위대하고 대단한 음반 회사이지만, 아마도 엔지니어 '만프레드 아이허'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음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분이라는 사실 만큼은 알고 가 주시면 좋겠다. 실제로, 1980년대 녹음된 ECM 레코딩에서 발매된 음반은 지금 들어도 잡음이 들리지 않는다. (키스 자렛의 괴성은 그대로 녹음되었지만)
그렇다면, 이제 현대 재즈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