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후회
여름은 인생
여름은 기억
그리고 추억
따스함을 넘어선 뜨거운 열기에
얼굴이 부쩍 홧홧해지고
온몸은 땀으로 끈적해지고
한 끼 쉬이 먹지 않고
금방이라도 정신 잃을 듯
눈앞이 아득해지는데
한 입 베어 문 복숭아에 절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손으로 뚝뚝 흐르는 끈적한 과즙
초파리만 불러올 뿐이라
지난여름 떠올려 생각해 보니
머릿속 너라는 계절 아련하기 짝이 없다
여름은 더위에 끈적해진 몸의 불쾌함보다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
또 여름은 끈적한 몸에 꼬이는 벌레보다
입술 사이에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달달함
머릿속 벌레들 뭉그러뜨리는 말랑함
그리고 여름은 눈살 찌푸려지는 뜨거움보다
햇볕 가려주는 초록빛 그늘
이런 작은 행복들만 기억 속에 추억이 되게 하더라
요 며칠은 복숭아가 된 것만 같더라
후회와 후회의 연속
무엇 하나 나아지는 건 없고
점차 썩어가고 있어
초파리만 후회 속에 쌓아갔는데
언젠가 찬 바람 차게 느껴지지 않을 때
단 향 추억 속에 만개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