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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글 그 안의 사랑

by 윤하

삶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감정, 사랑. 사랑이라는 것은 숭고하기도 아름답기도 할 뿐만 아니라 어떠한 감정도 담을 수 있는 그런 그릇이겠다. 아직은 연인의 사랑을 느끼기에 어리고, 가족의 사랑을 느끼기에는 덜 아팠으니, 내게 사랑은 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봄도, 사랑도,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그 변화무쌍함이 그 아득한 소용돌이적임이, 사랑은 곧 봄이라고 내게 일러주고 있다.


사랑이 왜 좋으냐고 묻는다면, 이유야 수만 가지다.

수수하고도 진솔하게 내뱉어지는 감정들의 행렬, 또 휘황찬란하고 웅장하게 느껴지는 말들의 모임이 이런 아름다운 모순이 너만 한 것이 없다.

누군가에게는 잔잔한 노래와 포근한 나날들과 크리스마스 어느 날을 떠올리게 한다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코 끝 뭉뚱그려지는 냄새와 여름날의 풀잎 향 물 향 그 청춘의 향 가득한 어느날이 되었으리라.

또 너는 텅 빈 공허함과 방울방울 눈물 흘리우게 하겠지만은, 어쩌다 바람으로 다가와 즈려 밟겠지만은, 나는 그래도 또 헤아리련다.





꾹꾹 써내리는 투명한 마음이 좋다. 잉크 속에 남겨진 글을 쓸 때 흘린 그 사람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서 말이다. 몽뚱한 동그라미 하나, 반듯한 디귿자 하나에서도 사랑을 느끼려나. 얇은 획 굵은 획 가리지 않고 고뇌가 묻어나니 애틋하기 짝이 없다.

응축된 그 작은 마음속 많은 마음들이 우주 속을 보는 것 같아 신비로움이 느껴지기도 하여, 나도 좋다.

그렇대도 격정적인 마음이 좋지 않은 건 아니다. 어떤 형태의 마음이던 울림의 소리의 주파수는 수신자에게 파동이 되어 전해지니. 종이에 꾹꾹 눌러 쓴 마음 처럼 심장에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이 터질 때 이루 말 할 수 없는 가장 본능적이고 격정적이며 분명한 감정이 흐르다가 은하수 하나 만들어내겠지.

오늘도 난 이 풋풋하고 애틋한 고뇌를 염원을 희망을 백지속에 빼곡히 적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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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