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습니다. 말을 걸 용기 말입니다. 안부를 묻고 싶습니다. 잘 지내는지 알고 싶습니다. 너무나도 궁금하지만 망설임에 못이겨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때의 시간을 떠오르게 봐 할까 두렵습니다. 사실 저를 좋아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도 너를 그리워하고 있었다고 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싶었다." 이 한마디면 모든 힘든 마음이 가실 것 같습니다. 저도 제가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걸 아는데도 말입니다. 잊기에 너무나 많은 힘이 듭니다. 그 무엇보다 고됩니다. 다시 겨울입니다. 해가 일찍 지고 빨리 어두워지는 겨울입니다. 정처 없는 이 마음을 더욱 을씨년스럽게만 하는 다시 그 겨울입니다. 방황하고 있는 이 마음이 저는 싫습니다. 안정감을 되찾고 싶습니다. 가슴에 고름이 차는 기분입니다. 툭 찌르면 터질 것 같은 약한 마음을 관리하는 게 어렵습니다. 어젯 밤에도 오늘 밤에도 똑같은 고민을 합니다. "싸지르고 볼까?", "내 문자를 안 읽으면 어떡하지?"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이 일어날 것 만 같고 스스로에게 확신이 차지 않습니다. 마음 통치약이 있었다면 벌써 수 십 알을 삼켰을 겁니다. 머리를 싸매고 눈을 감고 중얼거립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도 이제 모릅니다. 정말 모르겠습니다. 후회만 남기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오늘 밤은 용기를 내 볼 겁니다. 아무런 기대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