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내향인의 직장생활
일이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시간이 해결해줄까 싶었지만, 이상하게 갈수록 더 힘들어졌다.
나를 지치게 만든 건 일이 아니었다.
나는 늘 스스로 긴장하고, 위축되었다.
마치 강박처럼, 내 머릿속은 온통 ‘잘 보여야 해. 잘 해내야 해’라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입을 다무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어떤 말을 해야 하고, 어디까지 이야기해도 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다 보니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사무실은 겉보기엔 평화로워 보였지만,
그 안에는 늘 무언가 곧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모두가 묵묵히 일하는 그 고요함이 오히려 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 조용함 속에서 나는 점점 더 예민해졌다.
팀장님의 짧은 한숨에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곤했다.
그럴 때면 방금 전 처리한 자료를 다시 열어보고,
혹시 내가 뭔가 잘못한 게 아닌가 되짚어 보았다.
그렇게 사소한 기류에도 민감하게 움츠러드는 나 자신이,
내가 봐도 참 답답하고 바보 같았다.
아무도 나에게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는데도,
나는 사소한 표정과 말투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혼자서 스스로를 더 작게 만들고 있었다.
하루에너지의 절반 이상이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분위기를 살피는데 쓰다 보니, 점점 정신이 피폐해져 가고있었다.
입사 후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팀장님이 내게 하신 그 말이 사회초년생인 내 마음에 꽤나 깊은 비수로 박혔다.
아마도 그게 시작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