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고2에서 언급된 동유럽의 스위스, 카즈베기 여행-①

어느 X세대의 여행산문집 사서고생기(2018 중국, 아르메니아, 조지아)

by 렐레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의 디두베 버스터미널에서 카즈베기(스테판츠 민다)까지는 약 3시간 정도 걸렸다.

투어버스도 아닌 데 가는 길에 경치가 좋은 곳에서 한 3번 정도 정차를 했다.

물론 관광객인 나는 럭키를 외쳤고 온통 초록빛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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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집을 풀고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하차푸리는 가운데 노른자, 버터, 치즈를 섞어 빵을 뜯어서 찍어 먹는 조지아를 대표하는 빵이다. 관광지 마다 조지아 국기만큼이나 하차푸리 모양의 키링, 마그네틱 등을 볼 수 있다.

사실 맛이 없을 수 없는 재료들인데 카즈베기에서 먹은 하차푸리는 너무 짰다. 짜도 너무 짰다.

요리사가 소금으로 간을 맞추려다가 손이 미끄러진 게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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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주 안주 삼아 맛있게 먹고 택시를 흥정해서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교회'로 갔다.

걸어서 가는 사람도 있지만 우린 내일 있을 5시간짜리 트루소 밸리 트레킹을 위해 에너지를 아끼기로 했다. 울퉁불퉁한 돌길이자 산길을 어찌나 빠르게 운전하시는지 7분 만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뇌가 두개골에 부딪혀 멍이라도 들었는지 어질어질하다.

뭐... 손님에게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까지 느끼게 해주기 위한 기사님의 서비스 정신이었을 수도 있다.



나무도 듬성듬성 있는 황량한 풍경에서 마지막 코너를 돌 때 뿅 하고 나타나는 사메바 성당을 보니 이세계 웹툰처럼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불쑥 들어 온 기분이 들었다.

산꼭대기에 우뚝 솟은 사메바 교회에서 바라보는 풍경 또한 360도 파노라마 미운틴뷰라니..

인생무상과 도 닦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지 아니 할 수 있는가?


"와~ 와~~ 와~~~"


진짜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고 "와"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나의 표현력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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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님이 한 시간이라는 시간을 주셨고 더 오래 앉아 있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또 7분 만에 내려왔다.


저녁은 룸스호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와 와인을 먹었다.

비싸서 숙박은 하지 못했고 레스토랑만 이용하기 위해 언덕위의 호텔을 찾아갔는데 여기서 자겠다고 캐리어 끌고 올라오는 것도 만만치 않았겠구나... 싶었다. (자기합리화중)


괜히 평소에는 잘 먹지도 않는 스테이크와 와인을 주문했다.

눈앞에는 설산과 방금 전에 다녀온 사메바 성당이 펼쳐져 있었고 술도 한잔 들어가니 이런 행복감에 감사한 마음과 함께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와 둘이 캐나다 로키산맥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산 꼭대기에서 엄마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동생이랑 같이 왔으면 좋았을걸 하고 운 적이 있다. 그때 나도 너무 당황스럽기도 하고 울고 있는 엄마가 너무 웃겨서 재빨리 동영상으로 찍으면서 놀리기 바빴었는데 철없는 딸이 엄마의 맘을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해가지고 꽤 쌀쌀해졌지만 끝까지 테라스자리를 고수하며 맘껏 카즈베기의 풍경을 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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