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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현제 Mar 15. 2024

축사 쓸 때는 '이렇게' 합니다(2)

바로 '성냥팔이 소녀'처럼!

축사도 논리적이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축사 쓰는 법입니다.

논리적인 축사를 쓰기 위해서는 두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첫째, 왜 축하하는가?
둘째, 왜 내가 대표가 되어 축하를 하는가?


오늘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드려볼까 합니다.


자,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는 조만간 축사를 하셔야 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축사를 맡아달라고 부탁을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셨나요?


특히 결혼식 축사를 맡게 되신 분들, 신랑신부의 절친이신 만큼 기쁘기도 하셨지만 한편으로는 긴장도 되셨을 겁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축사 예시를 알아보시고 계실 텐데요.


걱정 하실 것 없습니다. <성냥팔이 소녀> 전략을 충분히 쓰실 수 있으니까요.

뜬금없이 웬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냐 싶겠지만, 생각해보면 간단한 원리입니다.


다들 아시는 <성냥팔이 소녀>의 이야기를 생각해볼까요? 성냥파는 소녀가 추위에 떨어 결국 세상을 떠났다고만 해도 슬픈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동화가 그렇게 딱 한 줄로만 되어있나요? 아니죠. 


소녀의 성냥은 아무도 사지 않습니다. 추위에 떨던 소녀는 결국 팔아야 하는 성냥에 불을 붙이게 되는데, 그 순간 소녀는 꿈과 희망을 보지요. 그런데 성냥이 꺼져가면서 소녀가 그토록 원하던 꿈도 사라집니다. 소녀는 계속 성냥에 불을 켭니다. 그리고 성냥이 꺼지면서 소녀의 희망도 좌절되지요.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는 성냥이 꺼져가면서 소녀의 소망도 사라지는 것을 단계적으로 잘 보여주었습니다. 소녀의 상황과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서사가 쌓이면서 소녀의 죽음이 더 큰 슬픔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축사도 글이므로 마찬가지의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축하하는 사람들의 대표가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여러분이 감동을 극대화하고 공감대를 크게 형성할 수 있다는 뜻인데요. 축하를 받는 사람과 여러분은 처음에는 당연히 모르는 사이였겠지요. 그러다가 어떠한 계기를 통해 교류를 하면서 친구가 되고, 여기서부터는 간단한 축하 정도는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결혼식 축사는 '생일 축하해' 정도의 말만 건네는 사이에서는 부탁하지 않지요. 여러분 역시 축하받는 사람과 인사를 건네고 일상적인 이야기만 나누던 친구 사이였다가, 점차 시간과 감정이 깊어져왔을 겁니다. 즉, 여러분은 축하를 받는 사람과 단계적으로 서사를 쌓아온 것입니다.


우정을 나눈 사이는 서로 일상을 이야기하며 마음을 나눕니다. 괴롭고 마음 아픈 일이 생긴다면 위로를 건네고 극복하는 날이 오기까지 함께합니다. 상대방에게 기쁨이 생긴다면 순수한 마음으로 같이 기뻐하고 웃습니다.


여러분은 생일을 축하하고 합격을 축하하고 입사를 축하하고 승진을 축하하다가, 이제는 결혼 즉 성숙에 이르렀다는 점까지 축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삶을 어느 정도 일궈내고 인간으로서 성숙한 것에 대한 축하를, 당신으로부터 받고 싶다고 한 것입니다. 즉 여러분은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처럼 단계적으로 축하에 대한 글을 쓸 수 있는 경지에 오른 것입니다.


그래서, <성냥팔이 소녀> 전략은 어떻게 쓰는 건데?

다음 글에서 실천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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