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나야
새벽 1시에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잠결이라 잘못 걸었겠거니 하고 끊어버린 후 무음으로 돌리고 다시 잤다. 눈 떠보니 전화 두 통에 문자까지 남겨두셨네. '너는 왜 저나 안받냐??'
어랍쇼, 취객이구나! 전화와 문자엔 3시간의 차이가 있었다. 오랜 시간 안주거리로 삼았던 것일까. '자니?'처럼 다정한 말투가 아닌 '저나'라는 어투를 써제낀걸 보면 많이 취했을 것으로 추정. 하긴, 잘못 걸어놓고 또 전화한 것부터 개만취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이야기를 만들어본다. 4232는 전 남자 친구일 가능성이 높고 (말투가 괴팍하고 허세로워서 남자라 가정함), 4232는 원래 술 마시는 날인 월요일에 출근했다가 넘 더워서 동료와 맥주를 마시기로 한다. 퇴근 후 한잔하다 두세 잔, 두병만.. 하다 2 차가서 만취가 된다.
고빨 받은 채로 3차 갔더니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어져 헤어진 애인을 떠올리며 안주를 삼는다. 물배가 상당히 차서 화장실 갔다 담배타임까지 되어버리고 괜시리 서글퍼져 전애인에게 전화를 건다. 컬러링이 이상하긴 한데 전화를 안 받고 넘긴다? 또 전화한다. 컬러링 듣고 슬퍼한다. 연배에 맞지 않는 노래지만 세월을 이겨내는 기분이라 듣고만 있다.
운다. 흑흑. 초라한 모습이 괴로워 술을 더 마신다. 4시까지 마신다. 고주망태가 된다. 4시 38분, 문자를 보내고 잠이 든다. 너는 왜 저나 안 받냐?? 오후 1시가 되어 간신히 눈을 뜨고 메세지함을 본다. '전화 잘못 거신 거 같네요.'
수치스럽고 속이 쓰려 또 운다. 한편으론 전애인이 아닌 것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