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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젊게 만드는 비결! 말을 많이 하라!

업글할매 행복한 노후

by 업글할매

뇌인지과학자 이인아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 뇌를 젊게 유지하려면 말을 많이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행위 그 자체가 뇌를 자극하고, 생각을 정리해 주며, 기억력까지 향상시킨다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게다가 이건 돈도 안 드는 뇌 운동이니, 이를 실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현실 속 나를 바라보면, 말하고 싶어도 말을 나눌 상대가 없다는 쓸쓸함이 먼저 다가온다.


내 곁엔 하루 종일 조용한 것이 편한 삼식이 아저씨가 있다.


하루 세 번 밥을 꼭 챙겨줘야 해서 삼식이이기도 하지만, 말도 세 마디 이상 하면 조용히 하라고 한다.


우리 부부도 나이가 들다 보니, 하루에 주고받는 대화는 거의 정해져 있다. 게다가 내가 입을 다물기라도 하면, 집안은 그야말로 절간처럼 조용해진다.


그래도 우리 부부는, 다른 노부부들보다 대화를 많이 하고 사는 편이라는 지인들의 이야기에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지고 놀라움이 밀려온다.


한편으로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뇌를 충분히 움직일 만큼 충분한 대화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노부부만의 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다른 사람과 대화할 기회는 거의 없다.


그나마 가까웠던 사람들은 대부분 아직 미국에 있고, 자식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 한 통 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가끔은 혼잣말로 중얼거려본다.


“어머 저 하늘 좀 봐~~”

“어쩜 구름이 이토록 예쁠까~~ ”

“이렇게 하면 참 맛있겠네~~ ”


혹시라도 말을 잊어버릴까 봐, 뇌를 깨우는 훈련을 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러면 어김없이 뒤에서 남편의 호통이 울린다.


“무섭게 왜 혼자 중얼거려? ”


말하면 조용히 하라 하고, 혼자 중얼거리면 무섭다고 난리 치는 남편 앞에서, 나는 오늘도 내 언어를 지켜내는 전략을 고민한다.


이대로 가다간, 뇌는 점점 굳어가고, 마음과 함께 뇌도 빨리 늙어갈 것만 같다.


무엇보다 말하고 싶어도 나눌 상대가 없다는 현실이, 더 씁쓸하게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어쩌다 한번 사람들을 만나는 날이면 그렇게 신날 수가 없다.


그동안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아둔 말들이, 마치 봇물이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싶어 안달난다.


말이라는 게 이렇게 그리운 것인지 몰랐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소중한 것임을, 새삼 깨닫는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혹시라도 내 수다가 누군가에게 부담이 되진 않을까, 조심스러움과 설렘이 동시에 마음을 채운다.


그렇다면 도대체 나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더 마음껏 말을 나눌 수 있을까?


말을 많이 하면 뇌가 젊어진다는, 이 얼마나 단순하고도 소중한 진리를, 왜 나는 이렇게 어렵게만 살아야 하는 걸까.


chatgpt에서 만든 이미지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라고 한다.


그런데 사람 기피증이 있는 남편 덕분에 사람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유일하게 내가 사람 냄새를 맡고, 마음을 조금 열 수 있는 곳이라곤 오일장 아니면, 마트, 그리고 사우나다.


이렇게라도 바깥공기를 맡고 돌아오면, 집안에 쌓였던 답답함이 조금 가라앉는다.


어려서부터 나는 워낙 인사를 잘하고 다녔다.

그리고 잘 웃는다.


덕분에 오일장이나 마트 같은 곳을 가면, 아주머니들이 일부러 반겨주는 곳도 있다.


“어머, 오늘도 오셨네요!”


그 한마디 만으로도 마음이 살짝 들뜨고, 서로의 하루를 나누는 기분이 된다.


야채며 과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사람 향기를 흠뻑 맡으며 살아있음을 느낀다.


사람과의 작은 접촉, 한마디 인사, 가볍게 건네는 대화 하나가 이렇게 큰 기쁨을 주다니, 새삼 인간은 어울려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듣기만 해줘도 감사하고, 한마디만 건네도 마음이 즐거워진다.


하지만 현실은 늘 쉽지 않다.


사람 많은 곳에서 살기 힘들어하는 남편과 함께, 나는 그저 묵묵히 집안에서 조용히 지내야 한다.


말 한마디를 아끼며 지내는 삶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님을, 늘 마음속으로 느끼면서도 말할 수 없는 것이 답답할 뿐이다.




결국 결론은 하나다.


뇌가 젊어지려면, 치매를 막으려면, 어떻게든 말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이야말로 돈 한 푼 들지 않는 최고의 두뇌 영양제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나의 입을 달궈야 한다.


남편이 “조용히 해!”라고 야단쳐도, 나는 속으로 이렇게 외칠 것이다.


“여보, 이건 뇌 운동이야.”

“치매 예방 운동이라고~~”


말 상대가 없으면?

괜찮다.


거울에 대고 수다를 떨면 되고, TV 속 뉴스 앵커에게 대꾸해도 된다.


심지어 나 자신에게 혼자 말을 걸어도, 뇌는 이미 알아듣고 활짝 웃어줄지도 모른다.


살다 보니, 젊음의 비결은 화장품도, 보약도 아닌, 바로 ‘말하기’라는 사실을 새로이 알게 된다.


나이 들다 보니, 이제는 수다 떠는 것도 힘들어지더라.


그러니 앞으로 더 이상 입에 지퍼를 달지 말고, 말하기 연습부터 해야겠다.


나의 뇌가 기뻐서 춤을 출 때까지 떠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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