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고, 창피하고, 때로는 울컥한 청춘의 알바 분투기.
정확히 말하자면, 공부할 타이밍마다 꼭 뭔가 '중요한 일'이 생겼다. 누구는 가방을 메고 독서실로 향하던 그 시절, 나는 치킨 박스를 들고 백사장을 뛰었고, 어묵 국물 냄새를 뒤집어쓴 채 야시장에서 외쳤고,
PC방 모니터 너머로 졸린 눈을 뜨고 있었다.
그땐 몰랐다.
땀 흘려 번 돈이면 뭐든 다 괜찮은 줄 알았고, 이 생활이 인생의 실전일 줄로만 알았다.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주변엔 학위증을 들고 웃고 있는 친구들. '야 알바비 언제 들어온댔지?' 내 머릿속엔 알바로 가득했다.
이 연재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세상에 발을 담근, 조금은 불안하고, 조금은 무모하고, 아주 많이 허당 같았던 나의 알바 인생을 다룬다.
치킨, PC방, DVD방, 토익교육원, 아이스크림 공장. 무대는 다양하고, 사건은 때론 코미디고, 때론 블랙이다. 이 글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게 될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다만 적어도,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와 저 사람은 더 했네ㅋㅋ"
그런 가벼운 안도감 하나쯤은 줄 수 있지 않을까.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는 커피 뚜껑 닫으며 '공부는 나중에'라고 중얼거릴 테니까.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