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연말과 새해가 있어 다행이다
망설여지는 연락을 취할 때 시즈널 이슈는 매우 도움 된다. 직장생활을 할 때 우리는 다양한 거래처 혹은 동료로부터 연말인사를 주고 받는다. 전업주부가 된 후 나의 핸드폰은 남편의 퇴근 시 픽업요청 전화, 아파트 단톡방, 아이 친구 엄마들과의 단톡방 이외에는 알람이 울릴 일이 없었다. 가끔 부모님과 여고동창 J, 남동생, 아이 친구 엄마 네 명을 제외하고는 정말 아무도 연락하는 이가 없었다. 23년 12월 초 나는 아파트 단톡방과 동네엄마들의 단체 카톡방을 나왔다. 무음이지만 잠깐 사이에도 50개 100개씩 쌓이는 읽지 않은 '카톡 대화 숫자'는 나를 피로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단톡방에 들어가 있었던 이유는 혹시 모를 정보를 내가 놓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였고, 단톡방을 나온 이유는 얻게 될 정보보다 피곤한, 나에게는 불필요한 정보들이 많아서였다. 나이가 들수록 소수의 인원과 밀도 있게 지내는 것이 점점 더 편해진다.
나의 핸드폰은 아침 알람소리 말고는 딱히 울릴 일이 없다. 어제는 핸드폰이 부지런히 울렸다. 23년도의 마지막 날. 12월 31일이었기 때문이다. 아침 7시 양치를 하고 앞치마를 메고 밥을 한 후 나의 귀인 목록을 정리해 본다. 대부분 내가 연락을 오래도록 드리지 못했던 분들이 많았다. 《너의 결핍을 응원해》를 쓰면서 당시에 너무 안부가 궁금했던 분들을 적어뒀다. 꾹 참았다가 31일에 안부문자를 남기기로 했다.
오늘 정리해 둔 귀인들께 모두 카톡을 보냈다. 즉각적인 답이 오는 분도 있었고 꽤 늦은 답변에 가슴 졸였던 분도 있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핑계로 너무 오래도록 안부를 전하지 못해 연락을 하고 싶지만 궁금해도 참았던 분들께 손가락이 "오늘은 31일이니까 괜찮아." 라며 메시지를 발송했다.
결론 :
너무 잘했다. 메시지를 보내고 답변을 받고 대화를 나누며 나는 나의 두 번째 책의 목록을 완성했다. 마지막 한 명은 정말 망설이다가 보냈는데, 나에게 연말 마지막 선물이 되었다.
이제 목록 따라 소중한 이야기들을 풀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