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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서 탈춤을

왜? 내가 창피해?

by 고추장와플

날씨가 오늘은 청자켓 하나만 입어도 될 정도로 따듯하다. 스페인 하면 생각나는 그 날씨, 내가 그토록 원했던 부드러운 봄 날씨다.


지하철 10회 이용권을 사서 어제는 한 번도 쓰지 않고 내 다리로 다 해결했다. 샀으면 쓰고 가야지. 오늘은 지하철과 버스를 많이 타 볼 예정이다. ( -이었다. 그런데 또 내 다리로 의 다 해결해 버렸다)


지하철을 타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도착했다. 표는 이미 매진이었고 이미 일주일 뒤까지 죄다 매진이다. 준비를 하지 않고 온 나를 탓해야 하지만 사실 그다지 아쉽지는 않다. 왜냐하면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제일 잘 보이는 곳은 밖이니까!

사람들이 벌써 바글바글 하다

여기서 잠깐! 정말로 어딘가에 가고 싶은 데 표가 매진일 때, 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 Get your guide나, kkday라는 사이트를 가면 줄 안 서도 되는 표들을 판매한다. 하지만 웃돈을 주고 사야 해서 가격은 해당 관광지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사는 것이 제일 싸다. 진짜 가고 싶은데 표가 없을 경우에는 좋은 대안책이 될 수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하자면,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ília)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우디의 건축 작품으로, 현재도 건설 중인 대성당이다.

1. 역사와 건설 과정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882년에 착공되었으며, 1883년부터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가 설계를 맡아 독창적인 건축 양식을 반영했다. 가우디는 1926년에 사망했으며, 그의 사후에도 후대 건축가들이 설계를 바탕으로 공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2. 건축적 특징

고딕 및 아르누보 양식이 혼합된 독창적인 디자인이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유기적 곡선과 조각상이 특징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표현한 **세 개의 파사드(출생, 수난, 영광의 문)**가 있다.

완공되면 18개의 탑(예수, 성모 마리아, 열두 제자, 복음사가 등으로 상징)이 세워질 예정이다.

3. 현재 상황과 완공 예상 시기

현재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이며, 2026년(가우디 사망 100주년)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정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4.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 중 하나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단순한 성당을 넘어 건축, 예술, 종교의 경이로운 조화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가우디의 비전을 현대에서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성당 소개는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더 궁금한 분은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시면 된다.


바르셀로나 토박이 앙헬이 이야기해 준 몇 가지만 더 적어 보도록 하겠다.


성당의 완공은 2026년이지만 가우디가 계획한 대로 다 완공하지 못할 확률이 99프로라고 한다. 왜냐? 가우디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아파트가 있는 곳까지 건설계획을 가지고 설계를 하였으나 현재 사는 주민들에게 보상을 하려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법적으로도 주민들의 집을 빼앗고 나가라고 할 권리가 없기에 불가능하다 한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구불구불한 지붕으로 된 낮은 건물은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일하는 직원 자녀들의 어린이집/유치원이라 한다. 오, 사그라다 파밀리아, 복지 좋은데?


아래 사진을 자세히 잘 보면 건축양식이 다른 부분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밑의 부분은 우리가 다른 유럽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딕양식이다. 가우디는 이 성당의 초기 건축가가 아니었다!


초기 건축가: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델 비야르(Francisco de Paula del Villar)1882년, 스페인의 건축가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델 비야르가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첫 번째 설계를 맡았다. 그는 전통적인 네오고딕 양식으로 성당을 설계했고, 일부 기초 공사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재정 문제와 건축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인해 1883년에 사임하게 되었다.

가우디의 등장.델 비야르가 사임한 후, 당시 31세였던 안토니 가우디가 새로운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가우디는 기존의 네오고딕 설계를 버리고, 그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유기적인 곡선, 기하학적인 구조, 독특한 조각상 등을 도입하면서 성당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즉,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원래 전통적인 고딕 성당으로 계획되었지만, 가우디가 설계를 맡으면서 지금과 같은 독창적인 건축물이 된 것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매우 높아, 가까이서는 카메라에 한 번에 담아지지 않는다. 맞은편의 공원에 가면 카메라에 한 번에 다 담을 수 있다.

사람 많은 곳도 좋아하지 않고, 사람 많은 건물 안은 더더 좋아하지 않는 터라 티켓이 매진된 것에 후회는 없다. 앙헬이 성당 밖에서 이것저것 설명해 줘서 오히려 좋았다.


앙헬은 성당 뒤편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매일 이런 엄청난 건물을 출근하며, 오다가다 보는 느낌은 어떨까? 궁금해서 앙헬에게 물어보았다.

매일 보면 별 감흥 없어. 아, 건물이네. 이런 느낌이야.

라고 앙헬은 말했다.


아,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살면 감흥이 없구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서 어떤 예쁘고 노래 잘하는 언니가 공연을 한다. 날씨도 좋고, 사람 바글바글한 성당 안에 안 들어가서 좋고, 이렇게 해가 비추는 하늘 아래 노래를 듣고 있으니 흥이 난다.


씐난다. 어깨춤을 춰 본다. 노래 잘하는 언니의 리듬에 맞추어 탈춤을 춰 본다. 이 몸뚱아리는 리듬감도 없고, 유연하지도 않아 내가 출 수 있는 춤은 탈춤 밖에 없다. 하지만 춤 잘 추는 사람만 춤추란 법 있나? 춤 못 추는 사람도 신나면 춤추는 거지.


아래 사진은 벨루치언니가 보내 준 비디오를 캡처했다. 뒤에 서 있던 벨루치언니와 앙헬이 소리치는 것이 다 녹음되었다.


벨루치언니: 으악. 쟤 미쳤나 봐.

앙헬: 맙소사


나 다 들었다! 왜? 내가 창피해?


춤 못 춰도 마음이 신나면 된 거다. 까불이는 이렇게 친구들에게 창피함을 심어주고 혼자 신나서 탈춤을 추었다.

준비 없이 갔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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