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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추장와플 May 06. 2024

아랍이 아니고 벨기에입니다.

와플국 벨기에 개론 2

오늘은 벨기에의 이민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나도 벨기에에 거주하는 외노자이지만 벨기에의 이민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이민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동화가 되지 않는 이민자들이 몇 세대에 걸쳐서도 벨기에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벨기에와 이민자

때는 바야흐로 산업혁명시기로 돌아간다. 영국발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바로 바다 건너나라 벨기에도 산업혁명의 최대 수혜자였다. 광산의 개발 매우 활발하였고, 쥐똥만한 나라(경상도크기)인 벨기에에서는  인력을 수입하기 시작한다. 스페인, 이탈리아, 터키, 모로코와 같은 국가들에서 광부 인력모집을 하였고 아주 많은 이들이 벨기에의 국가경제에 이바지하였다.


같은 천주교국가에서 이민 온 스페인이나 이탈리아계 이주민들은 곧 사회에 동화되었지만, 다른 종교를 가진 모로코인들이나 터키계 이민자들은 동화가 쉽지 않았다.


당시에는 사회적인 적응을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부모, 부인, 자식, 친척에 팔촌까지 이민을 받아들이는 것 이외에는 언어학습등의 지원은 미미했다.


이민자들은 주로  본인들의 나라에서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종교적인 신념에  매우 보수적이었고 새로운 나라에 와서도 그들과 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같은 동네에 살며 그들끼리 살아갔다.


몇 세대가 지난 후, 노동이민자들의 후손들은 아직도 본인들을 벨기에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른바 게토에서 함께 살며, 여전히 그들의 언어를 쓰며, 그들만의 생활방식을 고수한다. 이 같은 현상은 프랑스, 독일도 다를 바가 없다.


노동이민 장려를 위해 부모, 자식, 사돈의 팔촌까지 받아 준 결과, 현재는 벨기에의   거주하는 5명 중 한 명꼴 이상이 외국인이다. 대도시로 가면 이 비율은 더 올라가서  초등학교에서의 이민자 비율은 60프로 이상까지 가는 곳도 있다. 특히나 게토지역으로 가면 벨기에인 부모를 둔 어린이가 10프로밖에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벨기에는 난민에 대해서도 온화한 정책을 펼쳤었다. 내가 북한사람을 처음 본 곳은 공교롭게도 한국이 아닌 벨기에였다. 북한사람들이 한국에 정착을 했다가, 한국사회에 정착하지 못해 다시 벨기에에 난민지위를 신청하는 일이 한동안 꽤 많이 일어났다.  현재는 이미 그들이 쓰는 트릭이 밝혀져 벨기에 정부에서도  더 이상 북한난민을 받지 않고 있다.


벨기에의 오명 a.k.a 인종차별국

벨기에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검색되는 단어는 맥주도, 초콜릿도, 유럽연합도 아닌 바로 인종차별이다. 우연찮게도 한국의 방송사가 벨기에에서 촬영을 하면서 이러한 경험을 한 것이 회자되어 퍼져나간 것 같다.


또한  벨기에 국왕이었던 레오폴드 2세가 식민지였던 콩고에 고무수확을 위해 자행한 개만도 못한 짓과 연결되어 벨기에의 이미지는 인종차별국으로 굳어진 것 같다. (참고로 최근에 벨기에에서는 레오폴드 2세가 벌인 범죄를 자각하는 벨기에 국민들에 의해 많은 곳에 세워진 그의 동상이 철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나무위키에서 벨기에를 검색하면 아주 상세하게 나라 정보와 맞먹는 양으로 벨기에의 인종차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경험은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으나, 나는 개인적으로 오해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벨기에에 몇 세대가 지나도록 제대로 동화되지 못한 이민자들의 후예들은 본인들의 권리 찾기에는 급급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비추어 보았을 때 본인들보다 더 소수인 그룹을 차별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받은 인종차별의 대부분은 벨기에 현지인이 아닌, 이민배경을 지닌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벨기에인도 인종차별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신이 제대로 박히고 어느 정도 배운 사람들은 감히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한다.


벨기에 인들의 성격

물론 사람에 따라 편차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러나 "국민성"이라는 보편성은 어딜 가나 존재한다. 한국인들이 "빨리빨리"를 좋아하고 비교적 다혈질인 것처럼 말이다. 벨기에 인들은 변화를 싫어하고 안정적인 것을 좋아한다. 벨기에 속담에 "벨기에인의 뱃속에는 벽돌이 들어있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은 그들이 집을 짓는 것을 좋아하고,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안정적인 것에 대한 선호도가 굉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소심하고, 낯선 사람과 잘 말도 섞지 않으며, 친해지기 대단히 어려운 사람들이다. 같은 언어를 쓰는 네덜란드인과 가장 대비되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상인과 탐험가기질의 네덜란드 사람들은 지나가다가 낯선 이에게 말을 거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선이와 스몰토크를 하는것은 벨기에에서는 도통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벨기에 인들은 한번 친해지고 나면 의리가 대단한 사람들이다.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지만 우정 또한 매우 오래간다.




추신: 벨기에개론은 이쯤으로 마치기로 하고 다음화부터는 나의 개인적인 경험들을 쓰고자 합니다.. 몇 주간 한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사정으로 인해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제 글을 기다려 주셨을 구독자님들과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죄송하고 더 힘내서 시간 맞추어 연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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