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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추장와플 Mar 31. 2024

무정부상태 세계 신기록의 국가, 벨기에

와플국, 벨기에개론 1

말라 붙은 눈물과 함께 도착한 벨기에...

출가외인이 되었으니 죽어도 이 나라에서 죽고, 살아도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한다.


일단 먼저, 유명한 것은 많아도 아무도 모르는 이 요상한 나라에 대해 먼저 설명을 좀 하면서 시작을 해야겠다.


벨기에 정부


벨기에는 2011년 6월 13일부터 541일이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긴  무정부상태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폭동이나 소요 없이 가장 긴 시간 무정부 상태를 유지한 나라). 이 말은 즉슨 중앙정부가 없어도 그냥 어떻게든 굴러간 다는 말이다.

노란색은 플레미시정부, 빨간색은 왈로니아정부, 파란색은 독일어 커뮤니티 정부, 주황색은 브뤼셀 정부


 벨기에에는 정부가 6개가 있다. 중앙정부, 플레미시 정부, 브뤼셀 정부, 왈로니아 정부, 프랑스어 사용집단으로 구성된 정부, 독일어 사용집단으로 구성된 정부: 이렇게 지리적으로 나눈 4개의 정부와, 언어로 나눈 2개의 정부가 있다.  참으로 복잡하면서도 답 없는 나라다.

 

유럽의 수도


게다가 여기에 또 유럽연합의 본부가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있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들 독일이나 프랑스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재임당시 그가 벨기에 방문에서 엄청난 명언을 남겼다. " 브뤼셀의 수도 벨기에에 오게 되어 영광입니다"라고... 이 두 지명을 서로 연관시킨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해야 할까?


벨기에 역사


벨기에는 왕국이다. 나는 또 왕국이라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엄청나게 유구한 역사를 지닌 나라인 줄 알았는데,  뒤통수를 맞았다. 이나라... 생긴 지는 얼마 안됐다. 1830년이 개국일이다.


벨기에는 이름의 기원은 로마의 시저황제가  아주 용맹스러운, 패배시키기 어려운 부족 Bellum Gallicum으로,  아주 오래 전 그의 기록에 등장했다. 이후로는 메로빙거왕조 밑에 속했다가, 부르고뉴공국에 속했다, 또 이후에는 합스부르크에 속했다가 수많은 주인을 거쳐 비엔나조약 (1815년)에서 네덜란드와 합쳐지게 되는데 네덜란드와 여러 문제로 피 터지게 싸우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이후  벨기에는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하게 된다.


그럼 첫 번째 왕은 누군가 하면, 그냥 왕위계승순위에 밀려 한가로이 지내던 영국한량왕족 (나폴레옹으로부터 승리하여 영국계 왕족을 세운 것으로 짐작)을 데려다 떠억 하고 "너 왕해라" 하여 왕위에 오른 이 가 벨기에의 왕  Leopold van Saksen-Coburg (콩고에서 사람들을 학살한 그 사람 아님, 그 사람은 Leopold 2세)이다. 독일, 프러시아 혈통의 왕위계승 가능성 거의 제로에 가까웠던 영국왕자는 신생국 벨기에의 첫 번째 왕으로 낙점된다.


벨기에 언어


또 언어는 어떠한가. 더더욱 답이 없다.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가 지역에 따라 달리 사용된다. 수도인 브뤼셀은 공식적으로는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가 쓰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프랑스어가 사용된다. 독일어를 쓰는 지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게서 받는 전쟁보상 차원에서 양도받은 지역이지만 (주민들은 무슨 죄지? 하루아침에 내 나라가 독일에서 벨기에라네?) 극 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국민 모두가 3개국어를 할수 있는가? 아니다!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지역은  프랑스어 사용지역인 왈로니아보다 소득과 교육수준이 월등히 높으며, 이곳 주민들은 기본적으로 프랑스어와 영어, 본인들의 모국어인 네덜란드어를 할 수 있다.


프랑스어권의 벨기에인들은 대부분이 네덜란드어는 하지 못하며, 영어를 할 수 있는 경우도 고학력자에 한한다. 벨기에에 고학력자가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영어를 할 수 있는 프랑스어권 벨기에인은 플랜더스, 네덜란드어권 지역보다 훨씬 적은 수 일 것이다.


벨기에 경제


네덜란드어를 쓰는 플랜더스지역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는가? 플랜더스의 개라고... 바로 그지역이다.)은 벨기에의 경제활동의 주를 담당하고 있다. 유럽에서 두세 번째로(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와 엎치락 뒤치락) 큰 항구인 앤트워프항이 유럽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일인당 경제총생산량으로 따지면 유럽에서도 타국과 밀리지 않는다.


그리고 덤으로, 아시는가? 한국식당에서 쓰이는 돼지고기의 상당량은 벨기에에서 수입된다. 벨기에의 웨스트 플랜더스 지역은 농업으로 유명한 지역으로, 벨기에 인들이 우스갯소리로 사람보다 돼지가 더 많은 주(province)라고  한다.


벨기에 식문화와 예술


음식으로는 와플, 초콜릿, 감자튀김, 맥주 등등이 유명한데 특히 이들은 감자튀김에 진심이며 프렌치프라이라고 말 하면 얼굴이 불그락 푸르락 하게 변하는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 프렌치프라이의 기원은 본래 벨기에이고, 미군에 의해 프렌치프라이라고 잘못 알려졌다는 야사가 있다.) 이들은 감자튀김을 두 번 튀겨 마요네즈와 함께 먹는다.


벨기에의 특산품은 많지만, 벨기에 하면 생각나는 것들은 많지 않다. 아마도 마케팅을 잘 못해서일까? 개별적으로 보면  또 아주 못하는 것도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페스티벌인 투마로랜드에는 세계 곳곳에서 온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 투마로랜드


다음시간에는 로기완의 배경이 된,  먼나라 벨기에의 이민자정책과 이민상황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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