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쓰는말이 한국에서는 표준어이다. 그런데 내가 배웠던 네덜란드어 표준어는 어디서 쓸까?
정답은 "아무데서도 안 쓴다." 이다.
쥐똥만한 나라에 왜이리 사투리가 많은지, 차를 타고 30분만 가도 다른 사투리를 사용한다. 네덜란드어는 어느 한 곳의 언어가 표준어가 아니다. 임의로 합의하에 표준어를 정했다. 티비에 나오는 앵커의 발음은 고로 어느곳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인위적인 합의인 것이다.
아련했던 네덜란드어 수업 1단계를 들었던 시기가 벌써 15년전이다. 나는 이제 로버트 할리 아저씨 뺨치는 구수한 앤트워프식 사투리를 구사하는 동양인아줌마가 되었다.
1단계를 들었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학교에서 배우는 발음과 실제로 쓰이는 사투리에 격차가 있었기 때문에 네덜란드어 배우기는 쉽지 않았다. 또한 이나라 사람들은 몇 문장 이야기를 해보고 네덜란드어가 유창하지 않을 시에 바로 영어로 바꾸어 이야기를 진행한다. 발음이 구리면 바로 네덜란드어를 배울 기회는 사라진다는 이야기다.
어릴적부터 우리집 조선 선비멘탈의 아버지는 청렴, 결백, 고상하고 깨끗함을 아주 중요시 여기셨고, 투자와 같은 기회는 쳐다 보지도 않으셨다. 그리하야 우리집은 한마디로 돈이 없었다.
우리 아버지의 BTS 우암 송시열
개나소나 다 하는 영어 어학연수를 너무 가고싶었지만 돈이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닌지라 감히 말도 꺼내지 못했다. 생각을 거듭하다 내가 돈을벌면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고야 말겠다 다짐하고 아버지의 일터로 찾아가 열심히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인쇄하여 아버지께 들이 밀었다. 몇일을 준비하여 만든 프레젠테이션 종이는 쫘악쫘악 내눈앞에서 찢겨 조각이 되어 흩날렸다.
그래서 결국 호주 근처에도 못가봤다. 그렇다고 포기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내가 영어와 네덜란드어를 그럴싸하게 할 수 있게 되었는지,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이 방법으로 나는 현재 프레젠테이션과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 네덜란드어, 극성수기 이태리 해변에서 썬베드 가격을 흥정하고 일생생활 전반에서 사용하는 이탈리어어 회화, 프랑스 한복판에 내려다 놓아도 집에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올 정도의 프랑스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방법은 간단하다. 이보다 간단 할 수는 없다. 너어어어어무 간단하다. (물론 미친듯이 단어를 암기해야 하는것은 일단 디폴트. 또한 아주 기본적인 문법은 숙지를 해야 함)
1. 일단 자연이 나를 부르는 시간에 변기에 앉는다.
1번이든 2번이든 크게 상관없다.
2. 머리속에 본인이 목표로 하는 언어를 쓰는 나라의 풍광을 그린다.
3. 아무 시츄에이션이나 하나 골라잡자. 가격흥정도 좋고, 인터뷰도 좋고 스트리트파이터처럼 길에서 싸우는 판타지도 가능하다.
4. 자, 이제 당신의 버츄얼 리얼리티속에서 당신은 자유다. 이곳에서는 말을 버벅대도,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도 모든것이 당신편이다.
기기없이도 모든것은 당신의 머리속에서 가능하다.
5. 1-4번까지를 매일 화장실에 갈 때마다 5분씩 반복한다. 단, 머리속의 상상이더라도 당신이 선택한 실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1년이 지났다고 가정하자. 당신은 365개, 2년뒤에는 730의 시츄에이션이 준비가 되어있다. 예전에 금쪽이상담소에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금쪽이와 부모님에게 오은영 선생님은 부모와 함께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라는 처방을 내린적이 있다. 나는 언어를 배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그 언어에 대해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앞으로 다가올 상황에 준비를 하는 것이다.
돈이 안든다는 점 이외에도 이 방법이 좋은 아주 가장 큰 이유는 쪽팔림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것은 당신의 머리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쪽팔림도 당신이 눈을 뜨면 끝이다.
또 중요한 한가지, 언어를 배움에 있어 발음은 중요하다. 음...영어발음이 중요한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영어 이외의 다른국가 언어를 배울 때, 발음이 구리면, 나의 시간이 금인것 처럼 남의 시간도 금이므로, 시간 아끼는 차원에서 바로 영어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현지어를 연습 할 수가 없다. 해서, 그럴싸한, 유창하게 느껴지는 발음은 언어공부할 때 매우 중요하다.
내가 사용한 방법은 내 발음 녹음해서 듣기였다. 내 발음을 들어보고 현지어 발음을 들어보고 계속해서 듣고 다시 따라하고, 다시 고쳐보고 다시 따라하면 그럴싸한 발음이 된다. 이러한 발음들이 쌓이고 어느정도 익숙해 지면 그 그럴싸한 발음으로 또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벌츄얼 리얼리티 및 내 발음 녹음해서 듣고 다시 따라하기는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고, 돈이 없어도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전제는 매일, 자주, 빼먹지 않고 해야하고, 위에서도 이야기 했다시피 단어외우기와 기본문법 숙지는 디폴트로 기본장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취미로, 이민으로, 결혼으로, 유학 기타등등 의 이유가 있겠지만 위의 벌츄얼 리얼리티 방법을 한번 활용해 보자. 시간이 쌓이는 만큼 내공도 쌓이고 자신감도 쌓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