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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Jan 08. 2024

watchsomethingtogether.com

혼자 보기 적적할 때

어제저녁, 와이프가 태블릿으로 영상을 시청하던 중이었다.


"콜튼이랑 같이 못 봐서 아쉽다..."


콜튼은 우리가 캐나다에 살 때, 자주 어울려 놀던 친구다. 콜튼은 게이인데, 와이프가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알게 된 후로 매주 함께 브런치를 먹는 등, 가깝게 지냈다. 여담이지만, 나의 아내는 신기하게도 어딜 가건 게이 친구를 만드는 재주가 있다.


아내가 보던 영상은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 RuPaul’s Drag Race>라는 쇼였다. 북미의 LGBTQ 커뮤니티에서는 굉장히 인기 있는 쇼라고 한다.

유튜브 채널,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 캡처.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LEO-4fvAi9E


아무튼, 아내는 친구와 같이 보던 방송을 혼자 보게 되어 적적했던 것 같다. 같이 호응하면서 보는 게 재미인 프로그램이라서 그런 걸까.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친구들이랑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영상을 보면서 웃고 떠들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생각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것을 함께 경험할 때 즐거움을 배로 느끼곤 하는 것 같다. 혼자 여행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많겠지만, 여러 사람들이 뭔가 엄청난 광경을 보고 혼자서 '와아'하다가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 썰렁함을 느꼈다는 경험담을 나는 종종 듣는다. 그럴 때 현타가 온다고.


 비슷한 맥락으로 드라마, 영화, 혹은 오락 프로그램 등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시청하고 싶다는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당장 내 앞에 앉아, 예전보다는 조금 더 무표정한 얼굴로 드래그 쇼를 보고 있는 와이프님을 보더라도 말이다.


사실 굳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더라도, 기존에 존재하는 제품들 (Zoom, Teams, Webex 등)을 이용하면 친구들과 함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또 애플은 셰어플레이라는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서비스를 유튜브나 넷플릭스만큼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 친구들과 시간을 맞춰 약속을 잡기도 번거롭고, '함께 영상을 보기'까지 수행할 액션 스탭이 많기 때문에 이미 머릿속에서 부하가 일어난다.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 보기'라는 문화를 대표할 단독 서비스가 필요한 것이다.


여러 명이서 함께 한 콘텐츠를 본다면 비용도 나눠서 부담하니 사용자 입장에서 좋을 것 같다. 


장거리 커플들은 영상을 동시에 틀어 놓고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하기도 한단다.


콘텐츠 사업에 무지한 나로서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힌다.


그래서 이렇게 글로나마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아 있었으면 잘 쓸 텐데~ 이거 대박인데~' 하면서.


//커버 이미지 출처: Photo by Erik Mcle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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