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카페는 초창기와 달라진 게 별로 없다.
핫한 카페가 된 것도 아니고, 동네에서 알아주는 맛집이 된 것도 아니고, 매출이 눈에 띄게 는 것도 아니다.
내가 도대체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 우리 카페가 뭐가 부족한 걸까. 뭘 어떻게 얼마나 더 해야 손님이 올까?
나의 관심사는 온종일 ‘손님이 오지 않는 이유’에 있었는데 나는 조금씩 변하고 적응하고 성장하고 있었다.
손님이 올 때마다 도망가고 싶었는데 이제는 반갑게 인사할 수 있을 정도로 변한 것,
박력분 중력분도 구분 못했는데 이제는 웬만한 구움 과자나 케이크는 다 만들 수 있게 된 것,
자주 방문해 주시는 단골손님들이 생긴 것,
가게에 있는 식물의 흙이 말랐는지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재고를 보고 언제 시켜야 맞는지 때를 맞출 수 있는 것 등등.
나만 알 수 있는 성장은 이 일을 덜 힘들고 더 즐거울 수 있는 일로 만들어준 것 같다.